갑자기 추운 데다가 건조하기까지 하다. 겨울 끝자락에 건조해서 고생하는 집들이 많은 것 같다. 상담 전화들이 많다. 방법들을 물어보는데 사실 좀 마땅한 것이 없다. 집마다 특성들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가습기를 쓰라거나 하는 얘기를 하기도 쉽지가 않다.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 집들은 집 나름대로의 습기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한 집에서 효과가 있다고 해서 다른 집에도 같은 효과를 가지는 것이 아니다. 잘못하면 오히려 해가 되는 경우들도 있다.
겨울철 실내습도 관리기준은 우리나라는 40~60%, 미국은 30~50%이다. 우리나라 기준이 미국을 따라한 것인데, 미국은 최근에 기준을 더 낮췄다. 왜냐면, 집의 기밀성이 높아지면서 실내 습도가 50%를 유지를 해도 습기로 인한 문제가 발생을 했기 때문이다. 겨울철에 건조한 것이 집 관리에는 좋다.
우리나 미국이나 실내 습도 기준은 아래의 표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실내 습도가 여러 가지 요인들에 미치는 영향들에 대한 연구결과이다. 실내 습도는 높아도 문제, 낮아도 문제이다.
오늘 아침 내 책상에 있는 온도와 습도계에 나타난 수치들이다. 22.7도에 습도가 15.4%이다. 습도가 매우 낮다. 외부 온도가 영하 20도이니 실내외 온도차이가 40도 이상이나 난다. 얼굴이 좀 뻑뻑하다.
그나저나 실내 온도는 23도 정도 밖엔 안되는데 무척이나 덥다. 껴입고 있던 옷들 다 벗어던지고 얇은 반팔 런닝 하나만 입고 있다. 게다가 가끔씩 밖엔 나가서 영하의 추위 속에서 몸을 식히고 들어온다. 굉장히 덥다. 이상하지 않은가? 왜 그럴까?
그건 실내온도와는 달리 집안의 벽체 표면 온도가 높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빨갛게 보이는 부분들이 화목난로로부터 직접적인 복사열을 받는 부분들이다. 가운데 초점 부분의 온도가 근 32도나 된다. 난방은 공기 온도보다는 실내 표면온도에 더 영향을 받는다. 난로에서 100도가 넘는 복사열이 나오고, 실내 통나무 표면온도가 저렇게 올라가 버렸으니 더울 수 밖엔... 날 춥다고 화목 난로에 나무를 잔뜩 집어넣어 놓았더니 실내 표면 온도가 너무 올라가 버렸다. 점점 더 더워지고 있다.
그런데, 왜 표면온도는 저렇게나 올라갔는데 실내온도는 10도나 더 낮을까? 그게 바로 실내가 건조한 이유이다. 위 사진을 보면 짙은 보라색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그 부분들이 단열이 약하고,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곳들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더 잘 알수 있다. 내가 겨울철 냉장고로 쓰는 부분이다. 콜라랑 요구르트 병의 윤곽이 보인다. 그쪽이 가장 많이 찬 공기가 들어오는 곳이다. 얼마나 많이 들어오는지 보라색의 부분이 물 흐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는데 온도가 영하 2도 정도 된다. 시원하게 마실 콜라 등의 음료수를 보관하기 좋다. ^^;
이 통나무 오두막은 저런 식으로 외기가 들어오는 곳들이 많다. 그래서, 실내 공기의 온도가 높이 올라가질 않는다. 손으로 직접 깎아서 만든 수공식 통나무집이라서 더 그렇다. 차가운 공기가 들어와서 데워지면 습도가 확 낮아진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건조경보까지 내려져서 외부 습도도 낮은데 그 공기가 실내에서 데워지면 더 습도가 내려가는 것이다. 그게 10%대 수준이다. 틈새를 안 메꾸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실내공기의 질 관리 같은 것 때문이라고는 사람들이 물어보면 대답하지만, 솔직히는 귀찮아서이다. 집이나 나나 둘 다 관리하는 것을 싫어한다. 자연 그대로~~ ㅎㅎ. 게으른 환경주의자.
나 같은 사람은 집의 특성도 알고 대충 관리하고 또 이용할 줄도 알고, 게다가 체질상 건조해도 별 불편함이 없는 사람이니 괜찮지만 그렇지 않는 분들은 많이 불편해하시는 것 같다. 자꾸만 집이 건조한데 어떻게 하느냐고 문의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사실 집의 기밀성을 높여서 외기의 침투를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쉽지를 않다. 그러니, 가습기와 같은 것을 활용할 수 밖엔 없다. 하지만, 또 너무 많이 가습을 해 버리면 결로 곰팡이 문제가 생겨날 수도 있다. 그러니, 건조한 집은 가습을 시켜도 많이 시키면 안 된다. 30%대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국에서 집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겨울철에 유지하라는 권장 습도 정도이다.
만일 새 집이거나 새로 리모델링한 집이 너무 건조하다면 그건 어딘가에 이상이 있다는 얘기이다. 그런 집은 주택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분명히 문제가 있는 부분이 있다. 문제만 고치면 개선이 될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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