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안전이다. 원래 집이란 것이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자연환경으로부터 안전한 대피의 장소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이 된 것이니 안전은 주택 건축의 밑바닥에 깔려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구사항이다. 그런데, 요즘 집들이 옛날에 비해서 너무 잘 지어지다보니 당연히 뭘 해도 안전하다는 식의 잘못된 생각, 안전불감증들이 생기는 것 같다. 감각적인 즐거움을 위해 안전을 희생시키는 엉뚱한 일들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유리난간 같은 것 말이다. 원래 계단이나 베란다의 난간이라는 것이 가진 가장 큰 목적이 안전하고자 하는 것인데, 부가적인 요소인 눈앞에 보이는 경치를 더 잘 보기 위한 뷰를 위해 안전을 희생시키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주객이 전도된 상태이다.
전에 검사를 했던 집들중에도 유리난간을 가진 집들이 있었다.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다들 위험한 집이다. 심지어 어떤 집은 유리난간의 윗부분을 손가락으로 살짝 밀어보니 그대로 밀린다. 유리가 아래쪽 목재에 약하게 끼우져 있고 실리콘으로만 고정이 되어 있어서 덜렁거린다. 위험한 유리 난간을 시공조차 순 엉터리로 더 위험하게 해 놓은 것이다. 어떻게 그런 식으로 난간을 시공할 생각을 했을까? 못된 업체이다. 유리난간의 안전한 시공법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고 시공을 해야만 했는데... 살다보면 언젠간 사고가 날 수 밖엔 없는 상황이다.

최근 그린빌딩어드바이저 기사를 보니 미국에도 늘어나는 유리난간 때문에 안전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사람들 사는 곳은 다 똑같은지라 생각하는 것들도 비슷하다. 위험하다. 그래서, 마틴 홀리데이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긴 글을 하나 써 놓았다. 내용이 좀 복잡하지만 결론적인 부분만 정리를 하면 아래와 같은 식으로 된 유리난간들은 규정에도 안맞고 위험하다는 것이다. 사실 검사한 집들이 이 정도만 되었어도 덜 걱정했을텐데... ㅠㅠ


마틴의 글에 의하면 미국의 건축규정인 IBC나 IRC에도 좀 모호하긴 하지만 유리난간에 대한 내용이 있다고 한다. 세세하게 규정은 안되었지만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가 윗부분을 미는 힘에 대한 내용이라고 한다. 왜냐면 난간이란 원래 사람들이 가끔은 기대고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설명이 어려워서 뭔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포인트중 하나는 유리난간의 윗부분은 평방피트당 200파운드의 균일한 실하중을 견딜수 있도록 설계되어야만 한다고 되어 있다고 한다. 마틴 홀리데이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 좀 모호했던가보다. 관련된 엔지니어에게 문의했던 내용과 조사자료들을 제시를 한다. 그런 정도의 힘을 받는 규정에 맞는 시공을 현장에서 제대로 못하고 있도 다는 내용의 자료도 소개를 한다. 규정이 모호해서 생긴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유리난간을 만드는 회사들에도 관련된 내용들이 무슨 뜻인지, 그 회사는 어떻게 기준에 맞춰서 제품을 만드는 지 등도 문의를 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내용이 그런 것들이다보니 글이 복잡하고 어렵다.
그냥 단순하게 결로만 찾아서 정리를 하자면, 마틴 홀리데이의 얘기는 이거다. 유리난간이 건축규정에 맞게 시공이 되었는지를 확인하려면, 즉 안전해 지려면 유리난간의 윗부분에 금속으로 된 난간대나 손잡이 부분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딸랑 유리만으로는 규정을 맞출수가 없다는 것이다. 위의 사진들처럼 시공하면 위험하다는 얘기이다. 글중에 유리의 불량으로 스스로 깨지는 현상 등에 대한 설명도 있다.
국내에선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로 점점 유리난간이 확대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요즘 아파트중에도 난간을 철제가 아닌 유리로 하는 곳들이 있는 모양이다. 기존의 것을 교체를 하는 집들도 있고... 난간이 유리로 바뀌면 아래 사진과 같은 뷰가 나온다고 자랑이다. 이런 뷰에 혹 하는 사람들이 꽤 되는것 같다. 내 의견은 이런 것 안하시는 것이 좋다. 위험하다. 뷰에 목숨걸지 마시길.

참고로 전에 설계도면 검토 컨설팅을 해 주었던 빌라 건물이 있다. 집주인이 매우 꼼꼼하신 분인지라 설계를 꽤나 많이 손을 보셨던 것 같았다. 그때 그 설계에도 베란다 난간이 유리로 되어 있었다. 그냥 일반적인 철제 난간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권해 드렸다. 그땐 안전문제도 얘길했지만 그것보다도 당장 문제가 될 부분이 세든 사람들이 이사를 할 방법이 마땅치가 않았기 때문이다. 난간이 유리로 되어 있으면 이삿짐 올리는 사다리차를 못쓴다. 게다가 그 빌라는 아파트처럼 대형 엘레베이터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또 결정적으로 현관문의 높이와 폭이 크질 않았다. 요즘 주부들이 선호하는 커다란 냉장고가 못들어간다. 그러니까 베란다 유리난간 때문에 이사를 하기가 어려운 구조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요즘은 냉장고가 정말 커다랗다. 이거 입구가 작으면 안들어간다.
그리고, 또 하나 더 얘길하자면 유리는 처음엔 환상적으로 있는듯 없는듯 깨끗하지만 시간 지나면 지저분해진다. 아파트 창문 생각해보면 아실 것이다. 가끔 청소를 해 줘야만 한다. 고층건물에서 유리난간 너머로 몸을 숙이고 그거 청소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아찔하다. 유리난간에 몸을 안 기대고 그거 청소나 할 수 있을까? 청소할때마다 줄타는 사람들을 불러야만 하나??? 실내도 마찬가지이다. 이층에서 떨어지면 최소 중상이다. 그런즉, 안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엉성한 유리난간은 안하는 것이 좋고, 그래도 하겠다면 제대로 금속으로 보강이 된 형태의 것으로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예 유리난간은 생각도 안하는 것이 가장 좋고...
목숨건 모험은 어디 아마존 정글같은 곳에 가서 하시고, 집에서는 그냥 편안하게 안전하게 지내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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