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하자에 대한 해외 사례들을 읽다보니 좀 특이한 현상이 눈에 들어온다. 새 집인데 수백개의 하자문제가 있다고 하는 집들이 있다. 주로 영국이나 호주쪽에 새로 지은 집들이 그모양이다. 미국쪽은 그런 기사들이 잘 안보인다. 그리고, 그 수백개의 하자문제라고 하는 것들이 보면 또 대부분이 소소한 마감과 관련된 문제들이다. 즉, 최종 마감이 제대로 안된 집들이 고객들에게 그대로 인도가 된 곳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주택 신축 붐에 따른 인력난 같은 후유증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보통 저가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벽돌을 쌓고, 골조를 만들고 하는 마감직전까지의 건축공정들이다. 마감 작업에 들어가면 숙련된 기술을 가진 인력이 필요하다. 고급주택의 최종적인 인테리어 마감작업은 아무나 할 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짓는 주택은 많은데 그런 고급인력이 부족하다보니 마감 문제로 다들 난리가 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사례도 그렇다.
이 기사의 여성이 주인공이다. 호주 골드코스트의 럭셔리 타운하우스에서 은퇴생활을 즐기려고 꿈꿔 왔다고 했다.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꿈에 그리던 집을 샀다.
타운하우스를 분양하는 회사에서 나눠준 팜플렛만 보면 환타스틱하다. 기대가 엄청나게 컷던 것 같다. 집값도 대략 7~8억 정도는 준 것 같다. 땅 넓은 호주도 집값이 꽤나 비싸다. 그리 크지도 않은 타운하우스인데...
문제는 키를 받아서 입주를 했는데 마감 작업들이 제대로 되어 있질 않은 것이다. 위의 신문기사 사진에 보면 동그란 부분이 있다. 베란다 난간이 일부 설치가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다. 대충 그런 식의 문제들이 많았던 것 같다. 꼼꼼하게 찾아보니 400개가 넘어간다는 내용이다. 집 고쳐준다고 왔다갔다 하면서 이곳저곳 뜯어 놓다보니 집안이 엉망이 되어서 차안에서 자기도 했다는 내용이 있다. 화딱지가 날만도 하다.
기사 내용을 찬찬히 읽어보면 이런 문제이다. 높은 집값 만큼이나 집주인들의 기대수준은 하이엔드급이다. 그런데, 건설사들이 제공하는 주택의 품질수준은 그다지 나아진 바가 없다. 그 갭이 엄청나게 크게 벌어져 있다. 이 집의 경우에도 건설사는 하자라고 주장하는 내용들에 대해 별 문제 아니라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잠깐 손보면 될 일들이라는 것이다. 기대수준의 차이와 입장의 차이가 분쟁을 부른다.
남의 나라 얘기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사례들이 많다. 특히나, 요즘 분양되는 아파트들은 더욱 심하다. 워낙에 높은 가격때문에 주택의 마감수준을 전자제품의 마감수준과 비교를 한다. 최소한 수십개 이상의 지적 사항이 나올 수 밖엔 없는 구조이다. 비교적 마감이 잘되어 있다는 아파트가 그 정도이니 일반 주택의 경우엔 더 많을 수 밖엔 없다. 아파트에 적용되는 잣대를 주택에 들이대는 순간 분쟁의 불꽃은 피어오른다. 주택건축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면 안된다.
위와 같은 하자 사례에서 얻는 교훈이다. 집짓기에 대한 기본 컨셉이 바뀌었다. 예전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없던 건물을 세운다는 의미가 강했다면, 요즘에 집을 짓는다는 것은 결함이 없는 생활공간을 만들어 낸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 고객들의 생각이 그런 식으로 변했다. 비교의 대상이 다른 집이 아니다. 대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전자제품들이 비교대상이다. 마감 디테일에 강하지 않으면 살아남질 못한다. 최종마감 전문가를 길러야만 한다. 안되면 스스로 그 일을 할 수 있는 역랑을 길러야만 한다. 하자소송과 같은 분쟁은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고 좌초하게 하는 암초와 같은 역할을 하는 주요 리스크이다. 피하는 것이 오래오래 일자리를 유지하는 방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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