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속도가 빠른 나라이다.
해외에서 좀 거주하다가 오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이다.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얘기들들 많이 한다. 하긴, 강원도 산속으로 들어온지 몇년 되지도 않았지만 서울 도심에 한번 나가보면 뭐가 이리 달라졌나 하는 느낌을 나도 받으니 그 말들이 더 실감이 난다.
그래선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무척이나 선호를 한다. 새것, 첨단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들은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인터넷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블로그들은 대개 휴대폰이나 자동차 등의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새로운 제품들을 소개하는 내용들이 많다. 그런, 흐름 속에서 주택하자 문제와 같은 주제를 다루는 내 블로그 같은 경우는 좀 특이한 존재이다. 새것을 쫓는 주류의 흐름과는 다른 방향이다. 오히려 나 같은 경우는 새것보다는 오래된 것, 검증된 것을 선호하고 권하기 때문이다.
검증된 것, 오래된 것을 선호하는 성향은 나만의 것이라기 보다는 주택하자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은 대개 그런 성향들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건축재료나 공법 같은 것에는 늘 회의적인 시선을 먼저 보낸다. 지붕하자에 대한 책이 하나 있다. 칼 카쉬라는 사람이 2000년 초반에 쓴 책이다. 지붕 방수 공법들에 대한 통계들과 함께 하자 문제들도 다루고 있다.

이 양반은 나보다 더 훨씬 보수적이다. 절대로 검증되지 않은 새로운 공법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검증도 한두 차례가 아니라 5년은 두고 봐야한다는 입장이다. 이 양반이 그렇게 보수적이 된 까닭은 하자 문제를 다루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집에 문제 한번 생기면, 특히나 지붕에 그런 문제 생기면 골아프다는 것을 수없이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나사에서 우주선에 쓰이는 컴퓨터에는 386 프로세서만 쓴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몇년전 얘기라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뭏튼 훨씬 더 좋은 프로세서들이 넘쳐나는데도 굳이 386 프로세서를 쓴다고 했다. 이유는 그 프로세서만이 나사 기술자들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검증된 제품이기 때문이라는 얘기였다. 우주에선 한번 삐끗하면 되돌이킬 수 없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주택 하자 문제를 다루는 사람들의 글들을 읽다보면 대개 다 비슷한 얘기들을 한다.
검증된 재료와 검증된 시공법을 사용하라는 것이다. 건축가들하곤 반대되는 성향이다. 건축가들은 첨단을 주로 지향을 하기 때문이다. 어느쪽이 좋다고는 할 수는 없다. 이렇게 보면 될 것 같다. 새 것을 좋아하는 건축가들은 세상을 발전을 시키고, 검증된 것들을 좋아하는 하자문제 전문가들은 세상을 안정시킨다고 말이다.
굳이 세상을 발전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하겠다면 새로운 건축재료와 첨단의 것을 사용하는 것을 막을 생각은 없다. 그것도 건축주들의 성향문제이니 말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집을 선호하는 성향이라면 새것보다는 오랫동안 사용해 오면서 문제가 없었던 건축재료와 시공방식이 더 기호에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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