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B는 목조주택 하자의 주범 아니면 최대 피해자?
목조주택 하자, 특히 수분과 관련된 하자 문제에 대한 현장 이미지들을 보면 대부분의 사진들에서 심각하게 망가진 OSB들을 볼 수가 있다. 이런 저런 형태로 망가진 OSB들이 많다보니 사람들은 OSB가 목조주택 하자의 주범이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하게 된다. 그리 근거가 없는 생각들은 아니다. 합판 대신 사용할 수가 있는 OSB의 등장이후에 대규모 주택 하자사태들이 많이 발생을 했으니 말이다. 1990년대말의 캐나다의 리키콘도사태도 그런 사례 중 하나이다. 그리고, 그 사태에 대한 분석보고서에도 합판 대신에 사용된 OSB의 취약성에 대한 내용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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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OSB는 억울하다. 그런 하자문제의 원인이 OSB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를 많이 맞을 수 밖에 없는 형태의 디자인과 시공 하자 등으로 인한 틈새들로 들어온 물들에 의해서 OSB는 피해를 입었을 뿐이지 자신이 그런 피해를 초래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제는 목재자원 고갈로 합판으로만 건축을 할 수가 없는 시대이고, OSB는 그런 합판의 공백을 채워주는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데 단지 습기에 다른 재료들 보다 피해를 더 많이 입었다고 구박을 받고 있다. 그래서, OSB는 억울하다.
OSB와 합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오랫동안 건물의 외벽들은 합판으로 덮여져 왔지만 이제 더 이상은 합판으로만 건축을 할 수가 없는 시대이다. 왜냐면 합판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커다란 나무들이 고갈 되어가기 때문이다. 합판은 커다란 나무들을 얇게 벗겨낸 다음 그것들을 교차시켜서 만들어진다. 이젠 그런 식으로 합판을 만들 수 있는 커다란 나무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더군다나 환경보호를 위해선 얼마 남지 않은 나무들은 합판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보호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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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OSB는 훨씬 작은 나무를 써서 만들어진다. 합판처럼 큰 나무를 넓고 얇게 벗겨내는 것이 아니라 더 작게 작게 조각내서 스트랜드(strand)라는 형태로 만들어서 사용을 한다. 게다가 그 나무들은 대부분 식목을 해서 길러진 나무들이다. 그래서, OSB는 합판을 대체할 수 있는 대용품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게다가, OSB는 합판대비 더 나은 아래와 같은 장점들도 가지고 있다.
- 일반적으로 좀 더 네모난 모양으로 만들기가 쉽고, 제조후 단면치수 변화가 적다
- 일반 합판보다 더 크게 규격화된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
- 일반 합판에 나타날 수 있는 부분적으로 문제가 되는 취약한 지점들이 없다.
- 합판대비 작은 나무로도 만들 수 있어 당연히 더 저렴하게 생산이 가능하다.
- 못을 뽑거나 나사가 박혔을 때 등에 버티는 전단 강도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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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판에 비해 OSB가 가진 단 하나의 약점은 습기처리에 취약
OSB가 가진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OSB가 합판을 넘어설 수 없는 단 하나의 약점은 습기처리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목재에서 물은 수관을 타고 이동을 한다. 나무를 얇게 벗겨내어 만드는 합판은 비록 층과 층이 직각으로 교차하기는 해도 수관의 방향들이 층별로는 일정하고 계속 연결이 되어 있다. 그래서 젖기도 빨리 젖지만 반대로 마르기도 빨리 마른다. 반면에 OSB는 스트렌드들의 방향이 일정치가 않고 마구 뒤섞여있다. 그래서, 합판에 비해서 잘 젖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번 젖으면 또 잘 안마른다는 것이다. 젖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 빨리 마르기만 하면. 젖은 것이 잘 안 마르면 나무로 만든 재료들은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곰팡이가 피고 시간이 지나면 버섯이 생기면서 분해가 되어간다. 목조주택 하자 사진들에서 볼 수가 있는 상해버린 OSB들은 그런 과정을 통해서 생겨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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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합판의 물처리 과정은 보통 아래 그림과 같은 식으로 설명이 된다. 벽체 속으로 물이 들어오면 합판은 물을 넓게 확산이 되도록 하고 안과 밖으로 증발시켜 건조 시킨다. 그래서, 물의 이동과 건조 속도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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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OSB의 경우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물 처리 과정이 설명이 된다. 물은 OSB를 빨리 통과하지 못하므로 표면에서 넓게 퍼지지만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제대로 건조를 시키지를 못한다. 퍼진 물이 오랫동안 머무르는 상태가 되면 OSB가 젖어들어가기 시작하고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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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합판대신 OSB를 사용할 경우엔 퍼진 물이 빨리 건조가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어야만 벽체에 문제가 생기질 않는다. 아래 그림처럼 말이다. OSB의 표면에서 옆으로 퍼진 물들은 빨리 건조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만 하면 OSB가 상하는 문제를 예방을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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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B를 빨리 말릴 수 있는 구조의 핵심은 OSB 앞쪽에 배수와 환기가 될 수 있는 작은 빈 공간을 만드는 것
빨래를 해서 건조대에 걸어두는 것은 물이 아래로 떨어지도록 하고, 바람과 햇볕에 의해서 빨래가 빠르게 건조 되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세탁기에 돌린 빨래를 꺼내지 않고 며칠 두어본 적이 있는지? 탈수까지 마친 빨래이지만 며칠 환기가 되질 않는 통속에 있으면 잔존 습기로 곰팡이 냄새가 진동을 한다. 건조가 되질 않는 것이다. 건조가 되기 위해선 반드시 공기가 순환이 되어야만 한다. 햇볕은 외부에서 열에너지를 공급해서 더 빨리 마르도록 돕는다.
벽체 속의 젖은 OSB도 마찬가지이다. 비록 햇볕은 직접 들지는 않지만 열에너지는 어느 정도는 전달이 된다. 중요한 것은 물이 빠질 수 있고 공기가 순환될 수 있는 틈새가 있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의 틈새? 최소 2~3mm, 넉넉하게는 약 1센티 정도의 틈새이다.
건축자재중에 스타코용 드레인랩이라고 쭈글쭈글한 타이벡이 있다. 하이드로갭이라는 파란색 돌기가 있는 하우스랩도 있다. 그런 제품들이 설치가 되는 위치는? 바로 OSB 표면이다. 그런 제품들이 왜 만들어졌는지 이제 이해가 갈 것이다. OSB가 젖어도 말려줄 수가 있는 배수와 환기가 되는 작은 틈새들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그런 제품들이 개발이 된 것이다. 쭈글이 타이벡이나 하이드로갭의 돌기가 1mm에 불과하다는 것은 너무 개념치 마시기 바란다. OSB 표면들이 매끈하지 않기 때문에 시공하면 2~3밀리 정도의 틈새는 충분히 나온다. 이론과 현실의 차이에서 생기는 버퍼, 여유공간이라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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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미국 자료들을 보면 요즘은 저 공간을 좀 더 넓게 충분히 두는 쪽으로 대부분 시공들이 이뤄진다. 2~3밀리 보다는 더 넓게 공간을 두려는 경향들이다. 타이벡을 만드는 듀폰이나 하이드로갭을 만드는 벤자민옵딕에서도 드레인벤트나 슬리커라는 이름의 간격확보용 제품들을 별도로 만들어서 공급을 하고 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요즘 주택들이 고단열 고기밀화 되다보니 벽체속의 건조능력이 예전보다 더 떨어졌다. 건조가 촉진 되려면 벽체속으로 열 에너지가 전달이 되어야만 하는데 그 전달되는 에너지들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집의 모양들이 예전과 달리 좀 더 비에 많이 노출되는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 덕분에 벽체 속으로 들어가는 빗물의 양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시공되는 장면들을 보면 아래와 같은 식으로 좀 더 충분한 간격을 두는 것을 흔하게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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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공된 모습을 보니 뭔가 굉장히 낮 익어 보이질 않는가?
아하! 바로 레인스크린 시스템이다. 저기에 수직의 목재상만 걸면 우리가 자주 접하는 모양의 레인스크린 시스템이 나온다. 그러니 레인스크린 시스템의 목적이 뭔지 좀 더 잘 이해를 할 수가 있을 것이다. 레인스크린 시스템은 배수와 환기를 도와 벽체의 건조력을 높이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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