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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종이라도 집 안쪽에 쓰느냐 바깥쪽에 쓰느냐에 따라 나라별 건축문화의 차이가 나타나...

집에 대한 생각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8. 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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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문득 생각난 내 생각이다.

미국은 실내 마감을 주로 페인트로 한다. 우리는 대부분이 도배를 한다. 실내 최종 마감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시공의 퀄리티가 확 달라진다.

우린 석고보드 위에 그냥 도배를 하기 때문에 석고보드 시공 자체가 단순하다. 반면 미국은 석고보드 위에 페인트를 바르기 때문에 요철이나 평활도 등에 무척 많은 신경을 쓴다. 우리가 한두 공정으로 끝내는 석고보드 마감을 그들은 대개 네다섯번 정도의 단계를 거치면서 마무리를 한다.

지금으로부터 한 백여년전쯤엔 집 짓는 방식에 있어선 지금과 같은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그쪽도 중목 방식에 흙벽 스타일이고 우리도 비슷했다. 초가집이나 기와집도 굳이 구분을 하지면 중목 방식에 흙벽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링컨의 오두막이나 우리 화전민들의 투막집이나 다 거기에서 거기 수준이다.

 
어린 시절 링컨과 통나무 오두막
어린 시절 링컨과 통나무 오두막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나무와 흙을 쓰던 시대가 지나면서

추가된 건축자재가 바로 종이이다. 종이를 벽에다 바르면 이게 공기를 차단해 주는 역할을 한다. 틈새가 많던 집들에 종이의 등장은 기밀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신기술의 사용처가 미국과 우리와 차이가 난다.

미국은 종이를 벽체의 바깥쪽에 사용을 했다. 그게 바로 펠트지이다. 바깥쪽에서 비바람이 들이치는 것을 막았다. 반면, 우리는 실내쪽을 감싸는데 사용했다. 도배지의 시초이다. 옛날 서울의 기와집들이나 좀 신경써서 지었다는 절들 같은 곳을 가보면 종이로 벽체뿐만 아니라 기둥과 천정의 보까지도 다 감싸 놓은 것을 볼수가 있다. 실내마감이라는 부분과 함께 종이가 틈새를 메꾸는 공기차단재로서의 역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한옥집 실내 사진
한옥집 실내사진

왜 이런 차이가 생겨났을까? 미국은 집안에서도 신발신고 다니는 문화이고 우리는 신발 벗고 다니는 문화라서 그랬을까? 실내쪽을 좀 더 깔끔하게 만드는데는 도배가 확실히 더 나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아니면, 우리는 종이를 한지처럼 하얀색으로 만들다보니 실내쪽에 붙일 수 밖엔 없었던 것일까? 검은색이었다면 아마도 실내에 붙이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인들은 외향적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향적이라서 그랬나? 목조주택이 처음 나올때 널판지로 벽체를 만들다보니 바깥쪽에서 가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을 수도 있다.

이유야 뭐가 되었든간에 같은 재료라도 어디에 쓰느냐에 따라서 먼 미래에는 커다란 차이를 불러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버터플라이효과 같은 것 말이다. 건축기술은 요구되는 시공상태의 수준에 따라서 발전 방향과 속도가 달라진다. 그런면에서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주택에 대한 요구수준이나 기대수준은 그다지 높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젠 많이, 그것도 아주 많이 높아지고 있다. 시공 기술과 마감 수준을 높이지 않으면 많은 분쟁이 생겨날 것이다.더이상 도배지로 가려줄 수가 ㅣ있는 수준들이 아니다. 이미 그런 징조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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