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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관리가 필요한 집엔 오히려 집을 잘 모르는 사람이 살고 있으니...

주택건축및유지관리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7. 3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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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내가 워낙에 빌더나 오랫동안 건축을 계획해 오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만나다 보니 보통 사람들이 집에 대해선 정말 잘 모른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얼마전에 두 곳의 집을 방문했다.

한쪽은 집에 대해서 아주 빠삭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곳이었고, 다른 한쪽은 집에 대해선 아예 아무 것도 잘 모르는 분들이 사는 곳이었다.

안타깝게도 빠삭한 지식을 가진 분은 사실 집관리가 별로 필요가 없는 곳에서 살고 있었고, 아무 것도 잘 모르는 분은 정말로 세심하게 집관리를 해야만 하는 집에 살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집 문제에 있어서 양 극단을 볼 수가 있었다. 아는 것이 많은 분들이 더 좋은 집에서 사는 것이 사실 당연한 일이긴 한데 뭐랄까 거주환경에 있어서도 빈익빈 부익부의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 그런 생각을 피할 수가 없었다.

집 사서 리모델링하거나 일부 고쳐서 살겠다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의외로 그 분들중엔 집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또 자신은 잘 안다고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잘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집 고치는 것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을 한다. 그래서 첫번째로 당면하는 문제는 생각보다 엄청난 수리비라는 문제이다. 사실 수리비가 많이 드는 정도로 끝이 났으면 주택검사 받으라는 얘기도 안한다. 그 보다 더 큰 문제는 한두해가 지나고 나면 집수리를 또 한번 더 아주 대대적으로 하는 일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수리비가 이중 삼중으로 들어가는 일들이 가끔은 일어나곤 한다.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 하면 근본적으로는 이런 문제이다.

옛날 생활방식에 맞게 만들어진 집을 지금의 생활방식에 맞게 고치다보니 벌어지는 집과 그안에 사는 사람들과의 부조화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예전 집들은 좀 틈새들이 많아 통기성이 좋게 만들어지고 또 그렇게 유지되어 왔는데, 그걸 갑자기 단열을 추가하고, 창문을 갈고 하면서 기밀성을 확 높여 버리다보니 과거엔 없던 문제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대표적인 양상이 결로와 곰팡이 문제이다. 옛집을 리모델링한 집들중에 정말 많은 집들이 결로, 곰팡이 문제로 고생을 한다.

 
실내습도가 높아 곰팡이가 잔뜩 피어났다.
습도관리가 안되어 피어난 곰팡이

집을 고치려면 주택내에서 이뤄지는 열, 공기, 습기의 움직임에 대해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단순하게 조금 고쳐서 산다면 아마도 별 문제는 다소 불편하기는 하여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리모델링 수준으로 집을 확 바꿔 버린다면 집의 상태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과 거기에 맞는 방식으로 리모델링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옛집을 고친 경우라면 집의 특성에 따라 사는 사람이 주의해야만 할 부분들도 있다. 집도 취약한데 그 안에 사는 사람들마저 집관리에 대한 지식조차 부족하다면 집도 망가지고 사람도 고생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한마디로 궁합이 안맞는 상황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 경우라면 빨리 갈라지는 것이 상책이다.

궁합 얘기하니 생각이 났는데 건축의학이라는 책에 보면

집에 문제가 있으면 부부간에 불화가 생긴다는 얘기도 있었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이혼율을 기록한 이면엔 불편하거나 문제가 많은 집에 사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 혹시나 아닐까? 사회학 전공하는 사람이 있으면 관련 연구 한번 해 보면 뭔가 좀 나올 것 같다.

어쨋거나 뭔가를 고치려고 한다면 그것의 상태에 대해서 정확하게 할고 그 한계도 제대로 알아야만 한다. 오래된 소나타 사서 리모델링한다고 그랜져 되는 것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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