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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주택의 단열보강 등 리모델링시 주의해야만 할 점, 밸런스 파괴

주택건축및유지관리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2. 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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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주택검사라는 일을 시작한 지가 벌써 7년 차이다. 다양한 검사 사례들이 축적이 되고 있다. 그동안 실시했던 주택검사 사례들이나 문의 건들을 분석해 보면 신축 주택에 생긴 문제가 절반이라면, 의외로 리모델링과 관련하여 생긴 문제에 대한 것도 절반 수준이다. 주택 건축시장에선 리모델링도 신축만큼 광범위하게 이뤄진다는 얘기이고, 리모델링하면 신축과는 달리 그다지 어려운 부분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하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통 생각을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리모델링하다가 집 무너지는 구조적인 문제는 어차피 주택검사의 영역을 벗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생략한다. 가끔 리모델링하려는데 집 무너질까 안 무너질까를 문의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주택검사가 필요한 부분이 아니라 구조안전기술사가 확인할 부분이라고 안내를 해 드린다. 건물의 안전 부분에 대해선 그분들이 전문가이다.

 

도심의 구옥들은 리모델링하면서 실내구조 변경 같은 것은 극히 주의해야만 한다. 콘크리트 건물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바닥 부분들만 콘크리트 슬라브이고 나머지 벽체들은 블록과 벽돌로 이뤄진 집들인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의 집도 그런 집이다. 콘크리트 벽체가 있다고 생각했다간 위와 같은 식의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게다가 옛날 동네에서 만들어 팔던 시멘트 블록들은 품질이 많이 안 좋아서 오랜 시간이 지난 경우 손만 대면 부슬부슬 부서지는 상태인 것들이 많다. 외벽이 거의 바깥쪽의 벽돌과 블록 표면의 시멘트 미장에 의해서 겨우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 집들 먼저 철골 등으로 보강하지 않고 내벽 터버리고 위쪽에 추가 하중 생기고 하면 바로 무너지기 쉽다. 구조적인 부분은 구조안전기술사의 일이지만, 주택의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은 주택검사가 하는 일이다. 상태를 제대로 알아야만 리모델링을 할지 말지 판단이 가능하다.

시멘트 블록 품질 얘기나왔으니 시멘트 벽돌도 좀 얘기해 보자. 시멘트 벽돌에도 KS 품질인증이 된 제품이 있고, 아닌 것이 있다. 동네 철물점에서 살 수 있는 것들은 대개 아닌 것들이다. 그 둘을 함께 들어보면 무게 차이가 확연하다. 옛날 집들은 대개 그렇게 좋은 재료를 쓰질 않았다. 좋은 재료가 좋은 집을 만든다. 기본이다.

다시 리모델링으로 돌아가서 리모델링 하자가 발생하는 원인들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것이 마감품질에 대한 부분이다. 고객의 기대 수준에 시공품질이 못 미치는 것이다. 기대 수준은 하늘을 찌르고 시공품질 수준은 바닥을 기고... 그 부분도 오늘 얘기의 주제가 아니므로 뺀다.

리모델링관련해서 관련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제일 애를 먹는 부분이 의도치 않았던 결로나 곰팡이 등의 습기 문제가 생겨나는 부분이다. 다른 하자들과는 달리 이건 고객들의 눈에 바로 띄는 문제인 데다가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도대체 어딜 어떻게 어디까지 손을 봐야만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다. 어떤 고객들은 아예 공사 자체를 다시 다 해달라는 식의 요구까지도 나오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대개 리모델링을 했는데 전에 없던 문제들이 나타나는 것은 기존에 집이 가지고 있던 균형 상태가 깨졌기 때문이다. 예컨데 이런 것이다. 집은 세워진 다음엔 스스로 안정화 단계에 들어간다. 내려앉을 것은 내려앉고 기울 것은 기울고 움직일 것은 움직이고 하면서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단계에 들어간다. 사람들이 들어와 살면서 추가되는 부하에 대해서도 균형을 맞춰간다. 안정화가 된 상태에선 별반 문제들이 생기질 않는다. 그저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노후화만 진행이 될 뿐이다.

그러다가 리모델링을 한다고 이곳 저곳 건드리기 시작하면 그 밸런스가 깨진다. 특히, 리모델링으로 인해서 기존 주택의 밸런스가 깨지는 가장 큰 이유는 집의 구성 조건들 중에 일부분만 큰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다른 것들은 옛날 상태로 취약한 상황인데 일부분만 확 달라질 경우에는 취약한 부분들에 문제가 생겨날 수가 있다.

가장 흔한 리모델링 작업중 하나가 창문을 바꾸는 것이다. 창문을 바꾸면 실내외 공기의 흐름에 변화가 생겨난다. 기존과 달라진 흐름은 다른 부분에도 달라진 대응을 요구한다. 그런데, 다른 부분들은 예전과 똑같다. 그럼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실내에 전에 없던 결로 곰팡이 문제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집의 구성요소들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시스템이다. 하나만 바꿔도 영향을 받는 곳들이 많다.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면 하자 문제로 이어진다.

오래된 벽돌집을 실내쪽에서 단열보강을 했다. 갑자기 겨울 지나고 나니 외벽에 벽돌들이 부서져 내리기 시작한다. 전에 없던 현상이다. 이유는 내벽의 단열공사로 외벽이 차가워졌기 때문이다. 차가워지면 습기들이 더 집적이 되고 그로 인한 냉해를 입기 쉽게 된다. 집에 뭔가 변화를 주면 어딘가는 영향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러니, 판단을 잘해야만 한다. 그 집이 가진 균형과 시스템적인 면을 고려를 해야만 한다. 여길 건드리면 다른 부분 어디에 문제가 생길까? 보완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리모델링을 하는 분들이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만 할 화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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