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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관리가 쉬운 집이 제대로 지어진 좋은 집이다

집에 대한 생각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7. 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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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말이 거칠다. 욕부터 나온다. 빌어먹을....

발단은 이렇다.

아파트 전등이 나갔다.

당연히 전등가는 것은 가장인 내 임무이다.

문제는 요즘 아파트 천정에 달려있는 전등커버는 예쁘기는 한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열어야 할지를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번엔 천정에 붙어 있는 것도 한참을 궁리한 끝에 방법을 찾아냈는데, 이번 것은 천정에 붙은 것이 아니라 매달린 형태이다. 이거 참~. 의자위에 올라서서 침침한 눈으로 이리저리 살펴봐도 답이 안나온다. 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갈아 달라고 하라고 할까 하다가 명색이 집을 짓던 사람인데 존심이 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아~~! 그때 그냥 갈아달라고 하라고 할 껄...

 

커버 뚜껑 사이에 작은 틈이 보이다. 이걸 넓히면 분리가 되려나 하고 과도를 넣어서 살짝 제껴본다. 뚝 하는 소리와 함께 플라스틱 커버 한귀퉁이가 떨어져 나간다. 우씨! 망했다. 앞을 계속 귀퉁이 떨어져버린 전등커버를 대하고 살게 생겼다. 천정에서 분리도 해 봤다. 이것 저것 풀었다 조였다 하다가 어떻게 하니까 전구있는 부분이 커버 안쪽으로 쑥 들어간다. 그 상태에서 이리저리 조물조물 하니 분리가 된다.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이었구나.

전등

 

등은 갈았지만 짜증은 아주 제대로 난다. 예쁜 등 만드는데만 신경쓰느라고 등 갈때 어떻게 하는지 설명서 같은 것이라도 커버 뒤쪽에 붙여 놓는 세심함은 잊어버린것 같다. 도대체 유지관리에 대한 생각들이 없다.

 

단열 문제 때문에 검사를 나갔던 새로 지은 예쁜 집,

욕실천정 위쪽을 좀 들여다 보려고 하니 돔천정에 만들어져 있는 점검구가 위로 들리질 않는다. 아! 뭐 이런~ 개떡같은 상황이... 집주인 왈 전기 누전이 생겨서 고치러 왔던 사람도 결국 천정 돔 테두리를 다 뜯어내고 전체를 다 들어 낸다음에나 수리가 가능했다고 얘기한다. 어이가 없다. 근본적인 원인은 집의 지붕이 너무 낮아서 천정위에 제대로 된 공간을 둘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유명 디자이너가 설계한 집이라는데...

도대체 예쁘게 만드는데만 신경을 쓸 뿐 그 다음 유지관리의 편의성 같은 것에 눈길도 주지 않는 상황이다. 그나마 그 집은 점검구 모양이라도 있지 아예 어떤 집들은 천정 점검구 하나 찾아 볼 수 없도록 다 막아버린 집들도 있다. 평생 아무 문제없이 살 수가 있는 완벽한 집을 만들었다는 것일까?

천정돔 사진
(돔 천정에 저런 점검구는 폼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다.)

길 가다 보면 널린 것이 자동차 정비소들이다. 자동차는 고치면서 타는 물건이라는 이야기이다. 길 가다 보면 자동차 정비소보단 적지만 실내장식, 인테리어, 건축 등등의 사무실들도 많이 눈에 띈다. 집도 마찬가지로 고치면서 사는 물건이란 얘기이다. 만일 자동차를 본네트도 없이 만들었다고 한다면 엔진오일 갈때마다 뚜껑 띁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정비소 사람들 욕 안나올까? 집도 그렇다. 점검구 하나 없이 지은 집은 문제가 생기면 벽이나 천정 뚫어야만 하는 상황이다. 전기 기사가 전기 고치러 왔다가 생뚱맞게 천정 뚫어서 전선 찾아 수리해야만 한다면 뭐라 얘기할까?

나 같은 말 하지 않을까? 아! 이런 빌어먹을 디자이너 녀석들...

유지관리가 쉬운 집이 제대로 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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