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이 회수 이북에서 자라게 되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풍토가 중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가끔 일본의 건축자료들을 볼 때가 있다. 그 정교하고 꼼꼼함에 늘 감탄을 하게 된다.
처음 일본식 중목주택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품질 최고의 나라에서 온 방식이니 국내 목조주택 시장의 시공품질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겠구나. 실제로 초기에 일본식 중목구조 주택을 선택한 분들 중엔 국내 목조주택의 품질에 대한 불신때문에 선택한 분들도 있었다고 들었다. 경주 지진 이후로 일본식 중목구조 주택의 시공건수는 더 많이 증가한 것 같다. 품질외에 지진에 안전하다는 장점까지도 강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왠지 귤이 탱자가 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품질 최고의 일본식 중목구조 주택일텐데 우리나라에서 지어지면 이상하게도 품질과는 상관이 없는 집으로 변신을 하는 것 같다. 뭘 갖다놔도 수준을 평준화 시켜버리는 놀라운 재주들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단한 능력이다.
일본식 중목구조에 일본에서 수입된 세라믹 사이딩에 멋지게 지은 집이다. 추워서 못살겠다고 한다. 일본 사람들은 난방을 안하고 춥게 지난다고 하던데 집도 마찬가지로 추운 집을 수입한 것인가? 별별 생각이 다 든다.
단열검사를 하면서 깜짝 놀랐다. 허어~참, 이렇게 망가뜨릴수가 있구나. 일본식 중목구조 주택이라고 모든 걸 다 일본에서 가져오고 일본 사람이 와서 짓는 것이 아닌가 보다. 단지 뼈대만 일본에서 가져오고 나머진 다 국내에서 사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짓는 것 같다. 뼈대와 외장을 빼곤 다 엉성하다. 바람이 술술 통한다.
표준화된 구조재만 쓰던 목조주택 빌더들이 중목구조는 처음 접해봤나 보다. 뭐가 중요한지를 잘 모른다. 시공 방법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오기는 했는지... 집 전체가 온통 바람이 술술새는 틈새들 투성이이다. 일본에 가지 않고도 겨울철에 시원한 집 생활이 가능하다. 일본식 중목구조는 기존의 목조주택과는 달리 표준재가 아니다. 그 얘긴 소소한 부분까지 하나하나 신경을 써서 지어야만 한다는 얘기이다. 일반 목조주택 짓듯이 대충대충 집어 넣어도 그런대로 맞아 돌아가는 일이 없다.
우리나라에 가져다 지으면서 일본 주택을 원래 빛나게 하던 요소인
섬세함, 꼼꼼함, 정교함이 사라져 버렸다. 귤이 탱자가 되어 버린 것이다. 높은 품질을 기대하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사람들 와보면 입이 딱 벌어질 상황이다. 자기들 제품이 이런 식으로 엉터리집 짓는데 쓰인 것을 알면 말이다.
아마도 일본식 중목구조 주택을 지어놓고 춥다고 느끼는 분들 좀 있을 것이다. 느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로 춥다. 단열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단열검사 하고, 보강 해야만 원래 가지려고 했던 품질의 집을 가질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 부족하면 정성이라도 있어야만 하는데, 이것도 저것도 다 없는 것 같으니 참 어찌할까나...
설마 전부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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