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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에 배수를 위해 유공관을 묻을 때 실수없이 제대로 묻는 방법

주택건축및유지관리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5. 1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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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올라온 유공관 설치관련 질문을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적는다. 처음 건설현장에 뛰어 들었을때 배수로를 파고 유공관을 설치하라는 얘길 들었다. 일단 배수로는 군대에서 많이 파봤으니 알겠는데 유공관이 뭔지 몰랐다. 처음 듣는 말이었다. 유공관이라? 국가유공자나 옛날 석유공사를 의미하던 유공에서 만든 파이프를 얘기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머릿속에 떠올랐을 뿐이다.

 

그렇게 멍 때리고 있는데 배달된 자재를 보니 아하! 이래서 유공관이라 부르는구나 하고 바로 알아챌수 있었다. 운반되어 온 파이프에 구멍이 곳곳에 뚫려있었던 것이다. 역시 한문을 배워야만 한다. 유공관이란 즉 있을 유(有), 구멍 공(孔), 구멍 뚫린 관을 이야기 하는 것이었다.

 

유공관과 다양한 방식으로 구멍이 난 타입

그때 아마도 유공관을 사방이 다 구멍이 뚫린 것을 가져다 주었으면 고민은 끝났을 것이다. 그런데 당시 운반되어온 유공관은 구멍이 한쪽에만 있는 것이었다. 위 그림에서 Type-1번이 온 것이다. 

 

아! 또 고민이 생겼다.

구멍을 도대체 어느쪽으로 보내야만 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 당시 내 표정이 대충 아래 사진속 인물과 비슷했을 것이다. 어쩌라고! 그땐 스마트폰도 없었던 시절이다.

 

당황한 모습의 인물, 어쩌라고?

 

어디 물어볼데도 없고 그때 생각으론 구멍으로 물이 들어와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니까, 구멍을 하늘 쪽으로 보내면 되겠다 싶어서 그냥 부직포 싸서 그렇게 파뭍었다. 그나마 부직포라도 싸서 묻은 것이 대견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원래 무식할땐 용감한 법이다. 행동이 우선이다.

 

그리고 나서 뭔가 좀 찜찜해서 나중에 시간날때 찾아보니, 어이쿠... 꺼꾸로 했다. 아 놔 참 이거 실수했네!!! 구멍을 바닥쪽으로 보내는 것이란다... 애고.

 

그때 알아봤던 내용들이다. 

배수로를 영어로는 이상하게도 French drain이라고 부른다. 프랑스 사람들이 배수로을 잘 팠나? 무슨 사연이 있을텐데 잘 모르겠고 아뭏튼 집주변이나 지하실에 배수로를 판다고 하면 프렌치드레인 이라고 하면 알아듣는다. 그 배수로에 들어가는 유공관은 perforated pipe, 구멍뚫린 파이프라고 불린다. 가끔 느끼는 것이지만 어떤 말들은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뜻이 잘 전달된다. 아무래도 그런 우리말은 한자로된 단어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아뭏튼 이 배수로와 유공관은 아래 그림처럼 설치를 하는 것이 기본이다. 파이프를 흙이 들어오지 않게 천으로 둘러 감은후 자갈 깔고 구멍이 아래로 가게 설치한후 다시 자갈로 덮는 것이다. 

 

유공관 시공 그림

그림과 사진은 좀 느낌이 다르니 비슷한 사진도 한 장 같이 첨부한다.

유공관 시공사진

 

저런 식으로 설치를 하면 물이 파이프로 안 들어가고 아래로 다 빠져 나갈까봐 걱정하는 분들 있다. 다 안빠져나간다. 걱정 안하셔도 된다. 비오는 날 마당에 물 고이는 것과 비슷하다. 어느 정도 스며들면 수압이 생겨서 더 이상은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힘이 생겨난다. 그리고, 유공관은 유공관이 설치된 높이보다 위쪽에 비와 눈 등으로 인해서 일시적으로 생겨나는 물들만 모아서 내보내면서 집주변의 지하수면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아래쪽은 사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 당시 구멍을 꺼꾸로 설치한 것이 사실 뭐 큰 실수는 아니다. 제대로 설치하는 것에 비해서 그저 지하수면을 약간 더 상승시켰을 따름이다. 하지만, 실수는 실수이고 기억에 남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그때 아마도 사방이 다 구멍이 뚫린 유공관이 왔다면 그냥 묻고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 반만 구멍뚫린 관이 오다보니 이것저것 의문나는 것이 많았고 그래서 좀더 관련되는 지식들을 찾아서 습득을 할 수가 있었다. 의문을 갖는다는 것, 질문한다는 것이 곧 배움의 시작이라는 말이 딱 맞는다. 집과 관련해서는 많은 의문을 가지는 것이 곧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길인 것 같다. 현장 일꾼이 질문을 많이하면 쫓겨나지만 집 주인은 많이 해도 된다. 목수들이 당연히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뭐 그 정도는 건축주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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