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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하자문제를 부르는 디자인, 그 놈의 디자인이 뭔지...

집에 대한 생각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5. 5.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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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많은 사람들이 짐작 하는 것과는 달리 건축전공이 아니다.

디자인 전공도 아니다. 그래서 건축가들 디자이너들이 태생적으로 가진 가진 고정관념이나 사고의 틀이 없다. 덕분에 건축가들이 순례성지처럼 여기는 위대한 건축가의 작품 중 일부는 그들에겐 좀 미안하지만 내겐 하자 많은 집의 사례로 여겨질 뿐이다. 내게 건축은 디자인 보다는 그 안에 사는 사람의 건강하고 쾌적한 삶에 얼마나 기여하는가 하는 부분이 더 중요한 포인트이다.

 

건축가들이 르코르뷔지에의 빌라 사보아를 보면서 근대 건축의 5대 요소를 생각할 때, 난 이 집에서 생겨난 하자와 그로인해 불편한 삶을 살아야만 했던 사보아 가족의 힘들었던 생활을 생각한다.  

 

르코르뷔지예의 빌라사보아

관점이 다르다.

어찌보면 디자인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난 오로지 집을 어떻게 짓는 것이 하자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부분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그건 내가 빌더로서 집 짓는 현장에서 떠올린 한 가지 생각, 도대체 왜 집을 이렇게 지을까 하는 반성에서 비롯된 관심이다. 그 생각은 처음 떠올린 이후 계속 내 생각을 붙잡고 있는 인생의 화두 같은 것이 되었고, 그 생각으로 인해 지금 이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뭐든 자기만의 한 생각이 중요하다. 그래선지 주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남들이 주택의 멋진 모습에 신경을 쓸때 난 남들이 잘 신경 안쓰는 것들에 과님을 가지고 유심히 살펴보곤 한다. 저건 또 왜 저렇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얼마전에 모 신도시 주택가에서 발견한 장면이다.   

흰색이라 사진으론 잘 드러나지 않는데 오른쪽에 길게 대각선으로 크랙이 생겨있고, 왼쪽엔 수직으로 크랙이 생겨나 있다. 건축하자이다. 왜 저런 현상이 생겼을까?

 

벽에 크랙이 생기고 처진 가로로 긴 창

산 사람 탓하면 싫어할테니 돌아가신 분 탓을 해보자면

이게 다 위의 빌라 사보아를 건축하신 분의 영향이다. 가로로 긴 창, 그 분이 만드신 근대건축 5원칙 중 하나가 저 크랙의 원인이다. 디자이너가 무슨 잘못이 있으랴, 시공한 사람 잘못이지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렇게 긴 가로창을 문제없이 시공하려면 일반적이지 않은 특별한 자재를 창문 위쪽에 설치해야만 했을 것이다. 뭔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자재가 힘을 제대로 받아주질 못하다보니 창문 위쪽이 살짝 가라앉았다. 중간에 받쳐주지 않으면 아마도 좀더 가랑앉을 것이다. 디자인과 시공의 조화,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건축업계에서 가장 큰 문제중 하나가 건축가들은 하이엔드를 추구하는데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로우엔드 쪽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건축가들이 현장에 와서 어떻게 하라고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 격차가 계속 하자들을 유발시키는 요소로 작용을 한다.

 

얼마전에 방문했던 한 주택 단지에 있는 집이다. 

나로선 이해를 할 수가 없는 디자인이지만 설계비는 제법 많이 들였을 것이다. 뭔가 작품성 있는 집을 짓는다는 생각 없이는 나오지 않는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비쌀것이다. 또 그런 얘기도 슬쩍 전해 듣기도 한 것 같다.

 

특이한 디자인의 주택

하지만 디자인과 현실엔 차이가 많다. 원래 컨셉은 저 앞쪽 기울어진 벽체 위쪽 지붕에서 아래로 빗물이 그대로 떨어지는 것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물이 벽면을 타고 흘러 내려 건축중에 이미 벽에 물자국이 나기 시작하자 설계에 없던 물받이와 홈통이 추가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 디자인 단계부터의 하자이다.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들에게 못생긴 인형과 예쁜 인형을 주고 선택을 하라고 하면 

예쁜 인형을 선택한다고 한다. 뭔가 균형잡힌 것에 대한 본능적인 선택성향이 사람에겐 있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디자인은 무시할 수 없는 우리 삶의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그런 요소들이 건축으로 현실화 될때엔 좀 더 문제가 없는 방식으로 구현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하자중심의 시각을 가지고 있는 내가 가진 희망사항이다. 예쁜 집은 오래 못가도 좋은 집은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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