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로 지은 집들에 가보면 주방 후드들이 화려하다.
가스나 인덕션 레인지 위쪽으로 자신은 매우 중요하다는 듯이 커다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들이 많다. 존재감이 성능과도 연결이 되었으면 좋겠다. 보통 생각하기에 크고 시끄러운 후드들은 렌지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과 조리과정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들을 그냥 쫘아~악 모두 바깥으로 뽑아낼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의외로 많은 연소가스와 미세먼지 같은 물질들이 후드를 통해서 외부로 배출이 되질 못하고 집안으로 퍼져나간다. 어떻게 그걸 아냐고? 단순하다. 과학자들은 복잡한 측정장비들을 가지고 측정을 해서 그걸 증명해 내지만,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그냥 코를 킁킁거리면 알 수가 있다. 조리하는 음식 냄새가 실내로 퍼진다는 것은 그런 물질들이 집안으로 퍼졌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요즘 새로 지어지는 집들, 주상복합이나 아파트들의 주방 후드는 환기가 더 잘 안된다. 기계 성능이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라 집이 너무 밀폐성이 좋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밀폐된 실내의 공기를 외부로 배출을 하기 위해선 어디선가 내보내는 공기만큼의 새로운 공기가 보충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집이 너무 밀폐성이 좋으면 후드가 공기를 내보내는만큼 집안 공기에 마이너스 압력이 걸린다. 많이 들어본 음압병실 같은 상황이 된다. 실내가 음압이면 후드가 아무리 열심히 돌아 공기를 내보내려고 해도 공기가 잘 안 나가는 현상이 생긴다. 쉽게 예를 들자면 우리가 흔하게 먹는 팩에 든 음료수를 빨대로 빨아먹을 때 그냥 계속 빨기만 하면 팩이 쭈그러들면서 음료수가 잘 안 나온다. 그때 빨대에서 입을 한번 떼어주면 팩 안으로 공기가 들어가서 팩 모양도 다시 원상복구가 되고 음료수도 훨씬 더 잘 나온다. 그런 현상이 주방 후드를 쓸 때 실내에도 생겨나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집들은 주방 후드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창문을 살짝 열어주어 외부 공기가 들어오도록 해 주어야만 한다. 그래야만 원활하게 유해물질들이 잘 빠져 나간다.
주방후드를 이용한 환기 방법
이제 주방후드 사용할 때 창문을 열어야만 한다는 것은 아셨을 것이다. 그다음 문제는 어디를 여느냐 하는 것이다. 요즘 집들은 주방에도 창문들이 다 달려있다 보니 그걸 여는 분들이 있다. 그럼 공기의 흐름이 열린 창문에서 바로 옆의 주방 후드 사이에 생겨난다. 다른 실내로 퍼진 음식 냄새, 유해물질, 미세먼지 등은 잘 안 빠진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문제가 있다. 후드 옆쪽에 있는 창문을 열어두는 경우 외부의 바람에 의한 영향이 추가된다. 실내 쪽으로 밀어붙이는 바람이 생기기 때문에 후드가 내보는 유해가스들이 집 안쪽으로 더 퍼져나가는 효가가 생길 수가 있다. 그래서, 주방후드 사용할 때는 주방 창문은 오히려 닫아주고, 주방에서 반대편 쪽의 먼 창문을 조금 열어 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실내로 퍼진 냄새를 후드를 통해서 내보내는 바람의 흐름이 생겨난다. 집의 한쪽에서 반대편 다른 쪽으로 공기의 흐름을 만드는 것이 환기의 가장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이다. 판상형 아파트가 탑상형보다 더 인기가 있는 것은 맞바람이 불기 때문에 환기가 잘 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크다. 그런 식의 공기의 흐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정리를 좀 해 본다.
일단 요리를 할 때는..
- 주방에서 무언가를 끓이고 볶고 튀기는 등의 조리를 한다고 하면 무조건 후드는 켜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 후드를 켤 때는 반대편쪽, 주방에서 먼 곳에 있는 창을 살짝 열어 준다. 요리 끝났다고 바로 후드 끄지말고 조금 더 틀어주는 것이 좋다. 집안으로 퍼진 냄새, 유해가스, 미세먼지가 포함된 공기를 내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리를 안해도 실내 환기를 좀 더 빨리 하고 싶다면... 현명한 주부들은 이런 생각을 한다. 아무 생각이 없으면 뉴스에 나오는 대로 추워 죽을지언정 창문 30분씩 열어 놓고 있으면 된다. 한마디로 미친 겨울철 환기 권고 방법이다. 외부 온도가 영하 10도쯤 되는데 창문 30분 열어 놓으면 실내에 있는 사람들은 동태 되기 딱 좋다. 깨인 주부들은 주방 후드를 사용한다. 주방 후드 틀어 놓고 먼 쪽의 창문 잠깐 열어 놓으면 된다. 한 2~3분 돌리면 실내 공기가 깨끗한 외부 공기로 치환이 된다. 도구를 활용할 줄 아는 것이 인간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만일 외부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 못열어요 하시는 분들은 창문 열 수 있을 때까지 요리는 안 하시는 것이 좋겠다. 주방 후드를 켜지 않거나 후드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할 경우엔 실내 미세먼지 수치도 높아지고, 공기의 질도 엄청 나빠지기 때문이다. 인생에서 숫하게 접하는 선택의 순간들 중 하나이다. 바깥의 미세먼지에 당할 것인가? 실내의 오염된 공기에 당할 것인가? 아니면 쫄쫄 굶을 것인가? 빵과 우유만 먹고 버틸 것인가? 세상살이가 쉽지만은 않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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