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우리나라의 북미식 목조주택이
도입된 역사가 짧다 보니 생기는 현상 들일 것이다. 집을 짓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들인데도 엉뚱하게 처리하거나 해석들이 분분한 것을 보면 말이다. 사람은 안전에 대해선 본능적인 직감을 가지고 있다. 봐서 뭔가 불안하다고 하면 따져봐야만 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속담은 목조주택의 골조 공사에도 적용이 된다. 수직선이 명확하고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해 보이는 골조가 대부분 안전한 골조이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규모가 큰 목조건물 건설현장이다.
해외에서 이런 크고 높은 건물들을 작고 가늘어 보이는 구조재들을 가지고 짓고 또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이유는 기본적인 하중 처리의 원칙을 잘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적용된 하중 처리의 기본 원칙은 눈으로도 선명하니 잘 보인다.
어떤 하중 처리 기본 원칙이 적용이 되었을까?
목조주택의 하중처리 기본원칙에 대해선 미국 건축규정인 IRC 2015 버전에 보면 WFCM 규정을 준수하라고 되어있다. WFCM이란 별 다른 말이 아니라 미국목재협회에서 만든 Wood Frame Construction Manual, 그냥 목조주택건축 매뉴얼을 얘기한다. 통나무집과 같은 중목구조는 별도의 매뉴얼이 있다. 거기에 보면 첫 부분인 일반규정에 하중 처리에 대한 기본 원칙이 나온다
"모든 지붕, 벽, 바닥의 하중은 기초로 전달되도록 연속적인 하중전달 경로가 있어야만 한다."
이른바 연속적인 하중전달 경로 "Continuous Load Path"원칙이다. 뭐 이름만큼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아래 그림과 같은 것을 그렇게 표현을 한다. 지붕 트러스부터 스터드, 조이스트들이 일자로 연결되어 기초까지 내려가는 것 말이다. 기본적으로 위쪽 하중은 저런 식으로 아래 기초까지 수직으로 연결처리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만일 중간에 문이나 창문 같은 개구부가 있으면 하중을 옆으로 전달해서 다시 아래로 내려보내야만 한다. 그래서 헤더라는 장치가 필요하다. 아래 그림처럼 말이다. 이때 헤더가 힘을 제대로 옆으로 전달을 하지 못하면 아래쪽으로 휘는 현상이 발생한다. 얼마 전에 그런 집 한 군데 다녀왔다. 거실 창문이 빡빡해서 잘 안 열리는 집은 헤더에 문제가 있다.
저런 식의 하중 처리가 미국에선 워낙에 기본적인 사항이라서 저런 것으로 인한 문제가 일어나는 일들이 별로 없다. 반면 우리나라에선 저 원칙을 잘 안 지키고 자기 맘대로 하는 현상들이 가끔 보인다. 그 차이는 미국 사람들이 우리보다 공부를 많이 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들은 목조주택이 발전하는 과정을 보면서 자란 사람들이라서 그냥 자연스럽게 그런 기본 원칙들을 있다는 것을 체득한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원래 목조주택은 오랫동안
처음 시작되었던 벌룬 프레임 방식으로 지어지다가 요즘과 같은 플랫폼 방식으로 변화해왔다. 벌룬 프레임의 기본 골조는 아래 그림처럼 생겼다. 요즘 같은 짧은 나무들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지붕까지 올라가는 긴 나무들을 사용하고 거기에 지붕 트러스를 얹고 바닥 프레임을 붙인다. 스터드 구조재 하나가 그대로 지붕에서 바닥까지 하중 처리 경로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저런 집에서 살거나 저런 집을 짓는 것을 보고 자라왔던 미국 사람들인지라 기본적으로 스터드나 조이스트, 트러스는 한 줄로 맞추어야만 하는구나 하는 것을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웠지 않았나 싶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 짓다 보면 일렬로 맞추기 어려운 상황들이 생기곤 한다.
그런 경우를 보완해 주기 위해서 도입된 것이 벽체 위쪽에 나무를 두 겹으로 하는 더블탑플레이트이다. 벽체 위쪽을 두 겹으로 하면서 좀 정렬이 맞지 않아도 되는 약간의 여유가 생겼다. 만일 탑플레이트를 두겹으로 사용하지 않고 한 겹으로만 사용한다면 아래 스터드와 위쪽에 설치되는 조이스트는 위아래를 일직선으로 정렬을 시켜야만 한다. 1인치 이상 벗어나면 안 된다고 아예 규정되어 있다.
보기 좋은 떡 얘기도 했지만 건축 규정에도 봐서 아름다운 심미적인 부분도 자주 언급이 된다. 보기에 좋고 아름답고 뭔가 어지럽지 않고 하다면 대개 규정에도 잘 들어맞는다는 얘기이다. 사람은 안전에 대한 본능적인 직감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국토교통부에서 고시한 소규모 건축물 안전기준에 보면 같은 얘기가 나온다. 구조 설계의 기본 원칙에 있다.
"보와 기둥은 하나의 부재 내에선 일직선이 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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