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빵집에서 이것저것 많이 들어 있는 좀 딱딱한 식빵을 사다 놓고 한밤중이나 새벽에 일하다 배 고프면 한두 조각 갖다 놓고 먹곤 한다. 아무래도 위가 좀 비면 속이 쓰린 위염증세가 있다 보니 뭐라도 먹어야만 그런 증상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헌데, 이 놈의 식빵이 주방 테이블 위 같은 곳에 놓아두다 보면 날씨에 따라서 금방 곰팡이가 피곤한다. 아무래도 한번에 먹지 않고 며칠 놔두다 보니 별 수 없는 일이다. 보통 빵에 곰팡이가 난 것을 보면 집 사람은 생각할 것도 없이 그냥 싹 갖다 버린다. 아깝다. 나는 조금 피기 시작한 상태라면 곰팡이 부분만 잘 떼어내고 그냥 먹는데 그럴 때 마누라가 보면 한바탕 잔소리는 피할 길이 없다. 탈 난 적도 없는데 좀 억울하다.
이번에 고대 신현동 교수의 "곰팡이가 없으면 지구도 없다."라는 책을 보다가 마누라에게 좀 들이댈 수 있는 자료를 발견했다. 바로 식빵에 핀 곰팡이에 대한 내용이다.
신 교수의 글에 따르면 의학적으로 곰팡이 핀 빵을 먹고 식중독에 걸린 사람은 거의 없다. 는 것이다. 예민한 사람은 심리적 문제로 (곰팡이를 먹었다는 걱정 때문에) 배가 아프거나 설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식빵의 곰팡이 독소가 문제가 될 확률은 지극히 낮다고 한다. 내 생각으로도 분명 그럴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왜냐면 내 경험상 먹고 탈 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체질적으로 면역력이 뛰어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기도 했었는데 그건 아닌가보다.
헌데, 식빵 말고 가끔 단팥빵 같은 것은 속에 든 팥앙금에 식중독균이 번성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건 먹지 말라고 한다. 곰팡이 문제가 아니라 세균 문제이기 때문이라는 얘기이다.
혹시나 또 이 글 읽고 곰팡이 핀 식빵 막 먹는 일은 없길 바란다. 그냥 좀 먹었다고 별일 생기는 것도 아닌데 너무 걱정에 휩싸이는 우리 집사람 같은 사람들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 쓴 글이니 말이다. 어떨 때 보면 곰팡이 핀 식빵 먹은 나보다 걱정하는 사람이 더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니 말이다.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택의 단열은 겨울철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여름철에도 중요 (0) | 2022.04.24 |
---|---|
단열재의 성능을 표시하는 R값이 생겨난 유래, 미국인의 마케팅 본능 (0) | 2022.04.24 |
지붕에 구멍이 뻥 뚫렸는데 하자 문제가 아니라고요? 판테온신전 (0) | 2022.04.24 |
목조주택 외단열의 가장 큰 장점은 벽체내부 결로방지 (0) | 2022.04.24 |
단열재 시공에 따른 단열성차이, 막 집어 넣는 것이 아니라 면이 고르게 (0) | 2022.04.2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