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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이런 집을 샀을까? 애고, 내 팔자야! 그 놈의 봄바람이 문제

집에 대한 생각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5. 4. 1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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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이다. 따뜻하고 좋다. 하지만, 예전엔 배고픈 시기였다. 춘궁기, 보릿고개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봄은 농사꾼들에게만 춘궁기가 아니다. 주택검사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춘궁기이다. 일감이 적기 때문이다. 왜냐면 봄철은 건조하다. 집이 바싹 말라 놓으면 있던 문제도 없어져 버린다. 증상이 없으면 문제도 감춰지는 것이다.

게다가 집 주변에 화사하게 핀 꽃들과 파릇한 새싹들은 낡은 집도 뭔가 있어 보이는 듯한 묘한 후광효과를 만들어 낸다. 환하기 빛나는 집 앞에서 향긋한 꽃향기와 따뜻한 봄바람에 취한 사람들에겐 집의 하자문제란 이미 다른 세상의 일쯤으로 여겨질 따름이다. 바로 경계심이 풀어지고 마음이 느슨해지면서 그간 충동구매를 막아왔던 경계의 보호막이 확 해제가 된다. 예쁜 집이 겨울철엔 추울 것 같다는 생각조차도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봄바람이라는 것이 있다. 봄철에 평소같으면 하지 않을 충동적인 행동들이 이뤄지곤 한다. 그래서, 봄철에는 충동구매가 많다. 집 사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은 환상에 젖으면 모든 것이 아름다워보인다. 첫사랑의 그녀처럼 말이다. 그래서, 첫사랑은 절대로 만나지 말라는 얘기도 있는 것이다. 환상이 깨지면 실망하기 때문이다. 첫사랑은 환상이 끼어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그래서 봄은 집 파는 사람들에겐 좋고, 집 사는 사람들에겐 위험한 계절이다.

사랑하는 사람과도 결혼해 살다보면 이런저런 환상들이 깨지고 씁쓸한 현실에 직면해야만 하는 것처럼, 환상에 빠져 구입한 집에 막상 들어가 살다보면 눈에 씌워졌던 콩꺼플이라는 보호막은 사라지고 차가운 현실에 직면을 하게 된다. 전엔 보이지 않았던 문제들이 하나하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연애는 낭만이지만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처럼 집을 보는 것과 그 속에 들어가서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그러니, 집 살때는 현실적인 부분을 냉정하게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왜냐면, 워낙에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에겐 환상과 현실을 함께 보는 능력은 많이 부족하다. 콩꺼플은 금방 벗겨지질 않는다. 인간적인 한계이다. 사실 환상속에 빠진 사람이 냉철하기까지 하다면 그건 뭔가 잘못된 것이다. 사람의 뇌구조란 그렇게 한순간에 나눠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아마도 정신분열과 같은 이상증상이 아닐까? 사이코패스?

그래서, 자신은 낭만에 빠져 있어도 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주택검사를 하는 사람들처럼 말이다. 환상에 빠져 충동구매를 하기전에 좀 냉철하게 바라봐 줄 수 있는 사람들의 조언이 필요하다. 다시한번 얘길 하지만 집은 충동적으로 구매를 하기엔 너무나 비싼 물건이기 때문이다. 긴 심호흡이 필요하다. 차분히 시간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요즘 세상에 주택검사라는 것이 생겨난 배경엔 앞선 사람들의 수많은 충동구매와 그로인한 실패와 짙은 한숨들이 깔려있다고 보면 된다. 앞 세대 사람들의 실수로부터 배우는 것이 인간이 가진 장점이다. 장점을 활용하자.

 

요즘같은 봄철 정원에 꽃들이 화사한 예쁜 집들을 보고 감탄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집을 바로 사겠다고 나서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 잠시 멈춰서 심호흡 한번 하고 기다려 보는 것이 좋다. 주택검사를 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말이다. 행동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가 않다. 세상엔 그 집 말고도 좋은 집들이 널려있다. 하지만, 환상에 빠지면 시야가 좁아져서 오직 그것만 보인다. 첫사랑에 빠진 사람들처럼 말이다. 먼 훗날 첫사랑을 만나고 난 뒤엔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한다.

 

"내가 어쩌다 저런 사람을 좋아했을까?"

살다보면 사랑의 전문가가 되어 사람보는 눈도 트이듯이, 집도 나보단 경험이 많고 잘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집을 사기전엔 주택검사를 해야만 한다는 것을 잊지말길 바란다. 이런 후회섞인 얘길 안하려면 말이다.

"내가 어쩌다 이런 집을 좋다고 사게 되었을까? 애고 내 팔자야!"

폭싹 망했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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