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사이언스 연구를 하고 주택검사를 하는 사람으로서 대개는 집에 대해서 나쁘게 얘길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각 집 마다 가진 장단점이 있을 것이고 그걸 나름 잘 알고 관리할 수가 있다면 말 그대로 세상에 나쁜 집이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그 관리 부분이다. 그 부분은 집 문제가 아니라 사람 문제이다. 즉, 집과 사람이 잘 매칭이 안되면, 흔히 말하는 말로 궁합이 안맞으면 집도 문제가 생기고 사람도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항상 집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들이 거주할 것이냐 하는 부분도 같이 감안해서 생각을 하고 얘길한다.
나이 좀 지긋해 보이는 음성의 여성분이 전화를 주셨다. 전원주택 임대를 알아보고 계신다고 했다. 집을 하나 본 모양이다. 이런 집 어때요 하고 몇 가지 얘길 하셨는데 그냥 그런 집 얻지 마시라고 조언을 해 드렸다. 사실 좀 예외적인 상황이긴 한데 나로선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은 얘길 들어보니 나이드신 여성분들에 대한 선입관 일지는 모르겠지만 집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았고, 또 집관리를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또 결정적인 부분은 자제 분의 건강 문제 때문에 주거에 문제가 없은 쾌적한 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니까 집 자체가 상태가 좋고 관리를 좀 덜해도 문제가 없는 그런 집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보고 왔다는 집에 대해서 얘길 하시는데 첫번째로 나온 얘기가 지하실의 습기 곰팡이 문제, 다락방의 곰팡이 문제이다. 두번째는 지하 주차장과 집의 1층이 연결이 된 형태라고 했다. 그 두 가지 얘기만 듣고 그냥 다른 집 알아보시라고 얘길 해 드렸다. 길게 얘길해봐야 같은 말의 반복일 뿐이다. 그 분들과 그 집은 서로 극과 극이다. 궁합이 전혀 맞질 않는다.
내가 그런 판단을 한 것은 집안의 공기 흐름이 아래와 같은 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아래로 들어와서 위로 올라가 나간다. 이유는 따뜻한 공기는 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 집은 축축한 지하실의 공기가 실내로 들어가서 위로 올라가는 구조이다. 게다가 그 지하실이 주차장이다. 자동차 배기가스중에 제일 안좋은 것이 처음 시동걸때의 배기가스이다. 유해물질들이 많다. 게다가 습해서 곰팡이 냄새도 난다고 한다. 그럼 지하 주차장의 배기가스, 곰팡이들이 실내로 올라가는 구조의 집이다. 그런데, 자제분 건강문제 때문에 전원주택을 얻는다고 하신다. 그럼 그 집과는 상극이 상황이다. 그러니 안된다고 한 것이다.
그 분의 경우엔 지하주차장이 있어도 집과는 연결되지 않은 그런 집, 그리고 집이 양지바르고 배수가 잘되는 약간 언덕진 곳, 그리고 주변에 나무는 좀 있어도 숲과는 좀 떨어져 통풍이 잘되고, 기초가 높고 경사진 지붕을 가진 그런 집이 좋다. 관리를 덜 해도 괜찮은 그런 집들이 있다. 특히나, 집에 들어갔는데 곰팡이 냄새 같은 것이 난다면 무조건 피해야만 한다. 코는 세상에 나온 모든 계측장비보다도 아직은 성능이 더 좋다.
좀 더 발품 팔아서 그런 집을 구하셔야만 한다. 쾌적해야만 건강에도 좋다.
그분 뿐만 아니라 집 구하는 분들이 알아두면 좋은 그런 생활의 상식이다.
'주택건축및유지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 짓기가 어렵게 느껴지셨다면, 이제는 조금 마음 놓으셔도 됩니다. (1) | 2025.04.10 |
---|---|
CLT로 집을 지으실 분 모집중, 일단 동호회 형태로 시작합니다! (0) | 2025.04.09 |
집 지을 때 정말 중요한 건데 영 시공을 안하거나 해도 부실한 자재, 후레싱 (0) | 2025.04.07 |
점점 취약해지는 주택의 1층 구조 문제, 불안하면 홈인스펙터에게 검사를 받으세요 (0) | 2025.04.05 |
지진에 무너진 집들, 조사해보니 앙카로는 부족하고 홀다운이 중요 (0) | 2025.04.04 |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