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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검사를 하는 홈인스펙터가 주택하자문제전문가로 진화한 이유

주택하자 검사사례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4. 10. 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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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홈인스펙션, 즉 주택검사가 무척이나 발달한 나라이다. 집 짓거나 또 집 사고 팔려면 인스펙션은 기본이다. 그래서 홈인스펙터도 많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그런 날이 올 것이란 큰 꿈을 가지고 이 일에 뛰어든지도 벌써 10년에 다가간다. 개척자의 길이란 쉽지 않은 과정이었는데 어쨋거나 버티고 있고 지금도 하고 있다. 뭐든 끝까지 버티는 자가 승리자이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내가 국내에서 하는 주택검사는 원조격인 미국과는 좀 차이가 있다. 상황에 맞춰 진화를 했다. 미국에서 홈인스펙터의 주택검사는 대부분 육안검사 중심이다. 표준화된 체크리스트를 가지고 하나씩 체크를 한다. 그리고, 보기에 좀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보고서에 이렇게 써준다.

'이 부분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이니 전문가에게 추가 검사를 받으세요.'

 

처음 그 문구를 들었을 때 든 생각, '이 사람들이... 장난하나?'

홈인스펙션이 발달한 미국에선 그런 것이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선 그런 식의 리포트를 써 주었다간 밥 굶기 딱 좋다. 아무래도 미국은 관공서나 금융기관 제출용의 형식적인 검사도 있다보니 그런 식의 리포트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싸게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단순 육안검사만으로는 불만들이 있기 때문에 좀 더 심도 있는 검사까지 하는 인스펙터들도 많고 또 그런 부분들은 추가 비용을 받는 구조로 운영이 된다. 미국 사람들은 기본 요금은 작게 받는 대신 뭐든 추가하면 그게 다 돈이다. 

 

주택검사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선 그런 미국식의 단순 육안검사는 수요가 없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다들 똑똑해서 집 보는 것 정도는 자신이 할 수가 있는 일이지 돈 주고 남 시킬 일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필요한 주택검사는 그래서 그 이상의 일, 주로 집에 생긴 이상 증상, 하자문제에 집중이 될 수 밖엔 없었다. 집에 문제가 생겨서 골아픈 사람들이 주로 자발적으로 주택검사를 요청을 해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하자문제도 또 2가지로 나뉜다. 사소한 것과 중요한 것.

사소한 것은 이런 것들이다. 보통 아파트 입주전 사전점검 같은 것을 나가서 확인을 하는 문제들이다. 최근에 아파트 사전점검 업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많이 생겨나는 것은 사전 점검할 때 보는 것들은 중대한 문제라기 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사소한 문제들, 즉 품질관리에 관련되는 것들인지라 조금만 신경쓰면 쉽게 찾을 수가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사전점검 업체들을 이용한 집주인들은 이후엔 스스로도 할 수가 있는 일인 것 같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그러니 그런 소소한 일로는 국내에선 주택검사를 요청 하지도 않는다. 뭔가 심각하고 중대한 일이 일어야만 그제서야 스스로 해결 하려고 하지 않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려고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택 문제에서 가장 심각하게 생각을 하는 것은 집에 물 새는 것이다. 아래 사진 정도의 일이 벌어져야만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전문가를 찾기 시작을 한다.

 

그렇다고 또 전문가를 찾아 다 주택검사를 요청하는 것도 아니다. 여전히 자신들이 몰라서 그렇지 알면 조금만 알면 스스로 해결을 할 수가 있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다. 그런 분들은 그저 이것 저것 물어 보기만 한다.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을 하느냐고 말이다. 그럼 얘기해 준다. 이런 저런 식으로 하시라고 말이다. 그 얘길 듣고 스스로 해결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간 워낙 그 문제로 고민을 해 왔기 때문에 내가 하는 얘기에서 포인트를 금방 정말 쉽게 잘 찾아내고 받아들인다. 대단한 분들이다. 그럴 자격들이 있다.

하지만, 그런 DIY집수리의 달인이 아닌 분들이 있고, 그런 분들이 주택검사를 요청을 한다. 또 오랫동안 주물럭 거렸는데 해결이 안된 문제들을 가진 분들이 연락을 한다. 그러니 주택검사를 나가서 접하는 문제들이 쉽지가 않다. 체크리스트 가지고 일하는 미국 인스펙터들이 부럽다. 하지만, 어쩌랴! 미국은 멀고 여긴 한국인 걸... ^^;

 

게다가 우리나라의 집들은 미국과 재료와 형태가 다른 집들이 훨씬 더 많다. 목조주택 중심의 미국 홈인스펙션 공부로는 안된다. 철콘 주택도 알아야지 벽돌조적 주택도 알아야지 판넬집도 공부해야지... 공부할 양이 많다. 덕분에 북미쪽 자료외에 영국 등 유럽 자료에 이웃나라 일본 자료에 빡세게 공부를 해야만 한다. 영국쪽은 오래된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주택 하자문제에 대한 건축병리학이라는 분야가 발달이 되어 있다. 일본은 지진과 비에 대한 분야가 또 발달을 해 왔고...

그렇게 공부하다보니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다. 공부하고 현장에서 검증하고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 원래 공부란 것이 하면 할 수록 할게 많아지는 법이다. 어쩔 수 없다. 이미 지식의 수렁에 빠진 상태이니...^^;

어린 시절 근무하던 회사의 대표님과 식사를 할 때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전문가란 어떤 사람이냐고 말이다. 우물쭈물 대답을 했었는데 그 분의 정의는 이러했다. 현장에서 고민하는 사람이 전문가라고 말이다. 그래서 요즘은 홈인스펙터라는 말보다는 주택 하자문제 전문가라는 호칭을 더 많이 사용을 한다. 그저 단순히 주택의 이상증상을 체크하는 사람보다는 왠지 현장에서 하자문제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고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더 좋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문가의 장점은 계속하면 할 수록 전문성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할 일은 오늘도 열심히 Keep g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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