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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했던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아이디어의 문제점, 습기와 곰팡이

빌딩사이언스(건축과학)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4. 6. 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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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온 뒤 갑작스럽게 기온이 상승했다. 마치 봄날처럼 따뜻해졌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보러 갔더니, 차가 온통 이슬로 덮여 있었다. 그 광경을 보니 예전에 한 분에게 배웠던 지열을 이용한 냉난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 아이디어의 핵심은 지열의 일정한 온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지하에 넓게 파이프를 묻고 공기를 순환시켜 여름에는 시원하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한다는 개념이었다. 당시에는 굉장히 참신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 방식은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과 기본적인 원리가 같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에는 중요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공기를 직접 순환시키는 방식이었다. 겨울에는 찬 공기를 지하로 보내어 다소 데워진 공기를 집안으로 들여보낼 수 있었다. 여름에도 뜨거운 공기를 지하로 보내어 약간 시원해진 공기를 들여보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였을까? 아파트 지하주차장 이야기에 답이 있다. 문제는 바로 습기였다. 여름의 공기는 고온다습하다. 이 고온다습한 공기가 지하의 차가운 배관과 만나면, 배관 내부에 결로가 생긴다. 여름철 배관 속의 물기는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만든다. 그 결과, 배관을 통해 순환된 공기는 축축하고 불쾌한 냄새가 나게 된다. 결국 이 시스템은 실패로 돌아간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현대의 지열 냉난방 시스템은 공기가 아닌 물을 순환시켜 열을 회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러한 방식은 초기의 실패에서 배운 교훈이 반영된 결과이다.

 

건축과 관련된 아이디어들은 다각도로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한 가지 측면만 알고 실행하면 예상치 못한 문제로 인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지열 냉난방 시스템의 발전 과정은 이러한 교훈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에 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니 아직도 옛날에 했던 이야기를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 공부를 안하는 사람이다. 조금만 찾아봐도 예전에 시도했다가 실패했던 사례들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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