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하나 없는 집을 만들기 위해 미국 사람들은 꽤나 노력한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 온다는 속담을 그 사람들도 아는가 보다. 틈새가 생길만한 부분들은 다 전용테이프로 밀착시켜 붙여 버린다.

집 테이프 가격이 꽤 나가는데 아낌없이 사용한다. 콘크리트 기초와의 사이에 칠한 흙색의 페인트 같은 것은 탄력성이 좋은 액체 플래슁 이다. 테이프의 바르는 타입이라고 보면된다. 위 그림에 보면 실실러의 위 아래에도 실란트를 발라서 틈새를 없애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기초쪽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 벽체와 지붕이 만나는 부분도 아래처럼 처리를 한다. 온통 테이프로 둘러 붙여서 연결부위의 틈새를 없애 버리는 것이다. 대단하다.
미국 친구들이 이런 식으로 공사를 하는 것은 기밀성이 단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우리의 빌더들보다 더 잘알아서 그런 것일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법적인 기준의 차이이다. 미국에선 준공검사를 받는 방법중 하나로 기밀성테스트가 들어가 있다. 그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저런 일들을 하는 것이다. 우린 그런 것이 없다. 그러니까 기밀성에 대해선 그다지 별 신경을 쓰질 않는다. 패시브하우스 짓는 사람들은 신경쓴다. 왜냐면 기밀성 테스트가 인증여부에 영향을 주니 말이다.
주택의 기밀성에 대한 생각의 차이는
서로 같은 말을 주고 받더라도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상황을 만들어 낸다. 한마디로 서로 딴 얘기하는 것인데 잘모르면 같은 얘길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예컨데, 목조주택은 숨을 쉰다 같은 말은 미국이나 우리나 똑같이 사용을 한다. 기밀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에선 이 말은 목재가 가진 습기를 품었다 뱉었다 하는 습기조절작용, 즉 조습작용 정도로 간주되는 말이다. 그게 우리나라에선 나무와 나무의 연결부위 등의 미세한 틈새들로 공기들이 드나드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미국식으로 온통 테이핑을 하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을 보이는 분들도 있다. 집이 숨을 쉬질 못한다는 이유에서이다.
사실 제대로 단열하고, 기밀성이 높은 집을 만들기 위해선 미국식의 시공을 적극 권장을 해야하지만, 나로선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에선 저런 식으로 기밀성만 높이는 것이 가지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사방을 둘러싸매 집을 짓는 것은 환기는 별도로 설치된 기계환기장치들을 통해 하기 때문이다. 우린 그런 장치들이 없다. 오로지 창문열어 환기하는 것에 의존해야만 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집의 기밀성만 높아지는 것은 오히려 문제 발생의 원인이 될 수가 있다. 패시브 하우스 짓는 사람들이 독일제 환기장치를 꼭 집어 넣는 이유이다. 기밀성은 곧 환기 문제와 직결되는 사항이고, 서로 보완되지 않으면 문제의 원인이 된다. 집은 그 안에서 쾌적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열, 공기, 습기의 밸런스가 중요하다.
우리의 건축기준은 오로지 단열기준만 존재를 한다. 단열기준은 미국 따라해서 엄청나게 높은 수준을 요구를 하고 있다. 반면, 환기에 대한 부분은 빠져있다. 삼각대가 아니라 다리 하나짜리 모노포드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인지라 언제든지 쓰러지기 쉬운 상태이다. 집을 지을땐 하나만 보고 지으면 안된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꼭 생각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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