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현상이다.
뭔가를 꼭 고민하고 있으면 그와 관련된 문의가 있다. 학교 다닐때 생뚱한 영어 단어 하나 외우면 이상하게 그 단어가 그 날은 눈에 많이 띄듯이...
얼마전부터 들여다보고 있는 그림이다. 아파트는 대개 아래와 같은 구조의 바닥을 가지고 있다. 왼쪽은 옛날 아파트 구조이고 오른쪽은 요즘의 구조라고 한다. 다 똑같은 것은 아니고 건설사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다.
주로 층간 소음 문제 때문에 아파트의 바닥 구조가 더 두터워지고 더 복잡해졌다고 보면 될 것같다. 건설사들 말이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이런 식으로 개선을 했다고 하는 얘기니 말이다.
좋아진 것은 맞는데 그와 더불어서 문제도 커졌다.
주택 문제는 빛과 그림자 같은 것이다. 빛이 강해지면 그림자도 짙어진다. 새 아파트 입주전인데 씽크대 밑에서 배관이 터졌다고 한다. 집 전체가 찰랑찰랑 물에 잠겼고 아랫 집 천정으로도 물이 떨어졌다는 상황이다.
사고다. 빨리 누수된 지점을 막고 물을 빼내야만 한다. 그것까지는 누구든지 한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그 이후이다.
아파트 바닥구조를 다시 한번 보자.

그럼 아랫집 천정에 물이 떨어질 정도라면 완충재 아래나 기포콘크리트의 상태는 어떤 상황일까? 멀쩡하니 건조된 상태이고 아래쪽으로만 물이 흘러내렸을까? 그럴리가 없다. 위층과 아래층 사이엔 210mm나 되는 콘크리트 슬래브가 있는데 이 슬래브의 크랙을 통해서 물이 스며들어 떨어지려면 그 위쪽 완충재와 기포콘크리트 부분은 죄다 물에 잠긴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물은 퍼져나가려는 성질이 있으니 말이다.
그럼 바닥에 꽉 차 있는 물이 언제나 마를수 있을까?
보일러를 열심히 돌려서 말린다고 해도. 그리고, 그 물이 위쪽으로만 마를까? 아래쪽으로도 마를까? 윗 집만 습기관리를 해야만 할까? 아랫 집은 아무 일도 안하고 있어도 될까? 옆집은 괜찮나? 완충재가 단열성도 가지고 있는데 그 아래 물은 제대로 마르려나?
정답은 잘 모르겠지만 아파트 바닥구조와 같은 곳에 대량의 물이 스며든 경우라면 굉장히 오랫동안 건조가 되어야만 한다. 얼마나 오래인지는 모르겠다. 상황에 따라 다 다르다. 물이 샌 윗집뿐만 아니라 아래 집도 습도관리에 오랫동안 신경을 써야만 한다. 위 아래로 다 건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아래집쪽으로는 더 천천히 오랫동안 건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물이 찰랑찰랑 했을 정도면 옆집도 접하는 벽체 하단쪽은 신경써야만 한다. 잘못하면 위아래 옆까지 사방에서 습기로 인한 곰팡이 문제가 발생을 할 수가 있다.
대개 저런 누수 사고가 난 경우 건설사들은 콘크리트 표면만 마르면 다시 바닥재를 시공하곤 하는데 그럼 하자 발생의 우려가 높아진다. 콘크리트의 함수율을 측정을 해서 적정수준이 되어야만 한다.
콘크리트 함수율 측정은 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여러가지 방식이 있지만 누수로 아래쪽에 물이 찬 경우 같은 사례에선 일반적인 표면상태만 측정하는 방식으로는 어렵지 않나 싶다. 콘크리트에 구멍을 뚫어서 그 속의 습도를 측정하는 방식을 사용해야만 할 것이다. 이유는 당연히 겉은 습도가 낮아도 아래쪽은 훨씬 더 습도가 높기 때문이다.
주택검사를 위해 여러가지 종류의 함수율 측정기를 가지고 있지만 저런 종류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저런 식의 측정은 원하는 수준이 될때까지 몇번을 계속 가서 측정을 해야만 하는 일인지라 내가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런 식의 측정은 현장에 계속 상주하는 건설회사나 마루 시공을 하는 업체들이 해야만 하는 일이다. 문제는 그 분들은 또 저런 식으로 세세하게 측정해서 후속작업을 하는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나중에 또 재시공하는 문제가 생기곤 한다는 아쉬움은 있다. 어쨋거나 그 분들이 자신들의 노하우와 관록으로 해결해 나가야만 하는 일이다.
아파트와 같은 콘크리트 주택의 누수문제는
다층의 바닥구조와 콘크리트를 타고 사방으로 퍼지려는 물의 성질, 더딘 건조시간, 그로인해 발생하는 곰팡이 문제 그리고 위 아래 각기 다른 세대로 인한 조사의 어려움 등이 있어서 다루기가 쉽지가 않다. 제한 요소가 많다.
주택검사에선 검사시점에 누수와 습기 문제가 있는지 여부,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부수적인 피해는 없는지, 그리고 보수를 해야만 하는 상태인지 여부, 하게 되면 어떤 부분까지 해야만 하는가 등에 대해확인하고 조언을 줄수 있을 뿐이다. 후속조치와 관련되는 부분들은 시공업체 등에서 담당을 해야만 할 일이다.
콘크리트 건물에 비한다면 목조주택쪽은 좀 단순하다. 문제가 있는 곳은 띁으면 확인이 되니까... 그래서 목조주택은 유지관리, 보수가 편리한 집이라고 얘길한다. 집들은 다들 나름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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