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와 포항의 지진으로 떠들썩하기 이전에
목조주택의 내진설계에 대한 해외자료들을 볼 기회가 있었다. 그때 느낀 점은 내진설계라고 해도 별 특별한 것이 필요하지는 않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냥 평소 짓는대로 지으면서 약한 부분 나무 좀 더 대고, 합판에 못 더 많이 박고, 기초와 벽체, 벽체와 지붕 부분을 연결해 주는 연결철물들을 추가로 사용하는 정도들의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그때 사용되는 연결철물중 대표적인 것이 심슨스트롱타이라는 것이었다. 심슨에서 만든 기존주택의 내진보강용 가이드 같은 것들이 많이들 올려져 있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보니 경주, 포항 지진으로 목조주택의 내진설계가 한창 문제가 되었을때 좀 유난을 떤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냥 연결철물들로 좀 보강을 하도록 하면 될 일인데 굳이 구조계산을 별도로 하도록 만들어서 비용만 이삼백만원 추가로 발생시킨 결과에 대해선 어이없어 할 따름이다. 사실 지진에 잘 버티는 집을 만들기 위해 연결철물들 사용하고, 나무 보강하고 못 더 박고 하는 일엔 돈 백만원도 안드는 일인데 말이다. 지난번에 심슨스트롱타이 관련된 자료를 좀 보니 40평짜리 목조주택에 사용된 연결철물 값이 70만원 정도밖엔 안된다고 했다.
지나온 과정이야 어쨋던 간에 앞으로
지진에 안전한 목조주택을 지으려면 연결철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그 연결철물을 좀 제대로 된 것을 사용하는 부분이다. 사용된 철물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안쓴 것이나 다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무는 썩는다고 걱정하면서 금속에 대해선 좀 무딘 것 같다. 하지만 나무가 상하는 것처럼 금속제품들도 상한다. 나무가 상하는 것을 부후라고 하고 금속이 상하는 것을 부식이라고 한다. 집이 얼마나 오래 가느냐 하는 부분은 사용된 건축재료들의 내구성에 달려있다.
얼마전에 평창올림픽이 열렸던 알펜시아에 설치된 철물들이 녹이 난다는 얘길 들었고 사진도 봤다. 일단 못 안 박고 엉뚱한 피스 박아 놓고 그것도 빼먹은 구멍이 있고 하는 시공상의 문제는 제외한다. 철물에 녹이 슬었다. 미관상으로도 좋지않고 구조 안전 부분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는 상황이다.
저 사진이 내 관심을 끈 것은
저게 심슨제품도 아니고 국산 제품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용된 환경때문이다. 저렇게 생긴 녹은 일반적인 것은 아니고 좀 특이한 경우에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 갈바닉 부식이나 전위차 부식 같은 말을 들어본적이 있는 지 모르겠다. 대개 잘 모르는 현상인데 나도 작년엔가 건축재료의 부식에 대한 자료를 접하다가 처음 봤던 내용이다. 문과출신인지라..ㅎ
설명하자면 금속이 부식되는 현상중에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물이나 산소와 접해서 생기는 현상외에 금속끼리 접해도 일어나는 부식이 있다는 것이다. 습기가 있으면 좀더 빨리 일어나고 거기에 소금기가 더해지면 더빨리 부식이 된다고 한다. 이유는 금속의 전위차가 달라서 건전지처럼 음극 양극이 이동하는 현상이 생겨난다나 뭐라나 아뭏튼 좀 복잡한 설명이 달려 있다. 아뭏튼 중요한 것은 금속끼리 접하면 생기는 부식 현상이 있고 그게 전위차부식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위의 사진을 보면 연결철물 밖에 안보인다.
방부목하고.. 무슨 다른 금속하실지 모르겠다. 저기서 다른 금속의 역할을 하는 것은 방부목이다. 방부목을 만들때 방부처리하는 약품의 주성분이 구리라는 것이다. 방부목에 있는 구리성분이 방부목에 접하는 금속을 녹슬게 만든다. 아래 사진을 보면 좀 더 이해가 잘 가실 것이다. 방부목 속에 박혀있던 피스, 즉 외부로 노출도 되지 않았던 나사의 표면에 녹이 슬어 나무속으로 퍼져나간 모습을 보여준다.
방부목에 사용되는 금속제품들이
오래 가기 위해선 두세가지 방법들이 있다고 한다. 구리가 포함되지 않는 방부처리가 된 목재를 사용하는 방법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어렵다. 방부목의 함수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도 안된다. 방부목 사용용도가 원래 습기 많은 곳에 사용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전위차부식이 일어나지 않도록 코팅이 두껍게 된 제품을 사용하거나 아예 스텐레스 같은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이다. 현재로선 마지막 방법이 최선인 것 같다. 전위차부식에 대한 자료들을 보다보면 심슨스트롱타이에 대한 얘기들이 많다. 그런 문제들에 대비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요즘들어 많이 느끼는 점이지만 좋은 재료를 쓰는 것이 좋은 집을 짓기위한 기본요소중 하나이다.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 브랜드가 그 시장의 95%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남들보다 확실히 뛰어나지 않고는 이뤄질수가 없는 일이다. 미국에서의 심슨스트롱타이의 시장점유율이다.
지진안전에 대비하기 위해 사용하는 철물이다. 안전에 대해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건축에서는 제대로 된 제품을 찾아 사용하는 것도 안전의 기본요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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