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생겼던 부분을 살펴보고 그 원인을 쉽게 찾아낼 수가 있었던
주택검사를 마치고 집주인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는데 묻는다.
"앞서 처마를 뜯어냈던 사람은 왜 같은 것을 보고도 무엇이 문제라는 것을 몰랐을까요?"
좋은 질문이다.
그 질문을 듣자 우리 아이 생각이 났다. 가끔 주말에 집에 있을때면 이런 저런 주택 하자 문제로 전화를 주시는 분들이 있다. 쉴땐 전화를 안했으면 하지만 집 문제로 고민 많은 분들 중엔 미안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앞뒤가릴 겨를이 없는 분들도 있다. 그런 사정 감안해서 운전이나 밥 먹을 때 빼고는 왠만하면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린다. 상담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는 것을 듣고 있던 우리 아이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묻는 질문이 이것이다.
"아빠는 그런 것 다 가르쳐주면 돈은 어떻게 벌어요?"
예전에 한때는 정보가 곧 돈이란 생각을 했었다. 그때는 좋은 자료와 데이타가 있으면 남들 몰까 무서워 컴퓨터안에 꼭꼭 숨겨놓기 바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보니 지식의 가치란 그런 정보와 데이터들을 쌓아놓은 것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들을 어떻게 서로 연결을 시키고 활용하는가 하는 것에 진짜 가치가 있었던 것이다.
전에 상담심리 공부를 할 때 배운 것이 그것이다.
정보의 종합적인 활용의 힘. 그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책에 나온 것들은 다 외우고, 교과서와 관련이 되는 참고서적들도 다 찾아서 읽어보고 강의 시간에 하신 얘기 다 적어서 이것 저것 메모해서 외우고, 뭘 물어봐도 척척 대답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되었다고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가 실제 상담을 해 보는데 잘 안된다. 내 생각만 바쁘고 내담자와 따로따로 논다. 그러다가 우릴 가르치신 분이 상담을 하는 것을 참관하게 되었는데 그때 깨달았다. 결정적인 부분은 조각난 지식의 산더미들이 아니라 종합적인 활용력이라는 것을... 그 이후론 내가 아는 것들, 정리한 것들은 대부분 오픈한다. 오픈하지 못하는 것들은 내가 표현력이 없어서 어떻게 설명하거나 글을 써야할지를 잘 모르는 것들이다. 그건 나 또한 잘 모른다는 것이다.
블로그 만든지가 수년째이다. 써놓은 글들이 많다. 가끔 초기에 쓴 글들을 보면 부끄러운 것들이 많다. 하지만 또 걔중엔 내가 이런 좋은 정보를 글로 적었었나 하고 놀랄 정도로 잊고 지내던 것들도 있다. 그 많은 글들을 쓰면서 공부했던 것들, 그리고 그 이전에 집을 짓는 빌더로서 활동을 했던 경험들, 주택검사를 하면서 이론이 실제 현장에선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확인 했던 경험들, 그런 것들이 다 모여서 좀 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조각난 지식들만 가지고 있는 단계는 좀 지난 수준은 된 것같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다 가르켜준다고 생각을 하는 지식들도 편안하게 얘길해 줄 수가 있는 것이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사람들이라면 그런 Tip 하나에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얘길 해줘도 뭐가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보기 전에 처마를 뜯어서 들여다 봤던 사람도 그런 것이다. 보기는 했으나 그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채진 못한 것이다. 관련된 정보를 서로 연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말이다. 그래서, 지식정보사회의 힘은 데이터의 양이 아니라 활용력에서 나온다고 얘길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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