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수축한다. 기본적인 건축재료 특성도 모르면서 집은 짓는다고...

"바보탱이 녀석!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녀석들이 무슨 집을 짓는다고..." 

 

얼마전에 검사한 2~3년전에 지은 목조주택을 둘러보며

혼자 내뱉은 말들이다. 도대체 기본들이 안되어 있다. 집 짓는 것을 무슨 공작시간에 모형만드는 것 정도로 생각한 것 같다. 나름 자기 딴에는 지명도가 있다고 자랑하는 사람이 저지른 일인지라 더 기가 차다. 

 

열화상 카메라에 잡힌 누수의 흔적들이다. 이런 곳들이 이곳 저곳에 많이 나타난다. 아니 새 집이 왜 이렇게 되었을까?

 

 

외벽쪽을 둘러보니 원인이 한 눈에 딱 들어온다.

스타코 벽에 이리 저리 땜방을 한 자국들이 드러난다. 또 그짓을 해 놓았군. 뻔하다.  집주인에게 물어보니 역시나 시멘트보드가 맞닿는 부분들이 밀려나오면서 크랙이 생겨서 다시 갈아내고 페인트 칠을 했다고 한다. 그럴줄 알았다. 그 크랙들로 누수가 생겨난 것이다. 물은 틈만 생기면 밀고 들어간다.

 

 

참 신기한 것이 나무집을 짓는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나무의 성질도 잘 모를까 하는 점이다. 하긴 평생 목수생활 했다는 노친네도 나무표면에 곰팡이 핀 것 보고 나무가 썩었다고 해서 분란을 일으키는 판국이니 그저 집 짓는 것을 매뉴얼로만 배운 사람들이 도대체 뭘 알 수가 있을까?  공부 좀 하자.

 

저게 저 모양이 된 것은

목조주택 외벽에 스타코 작업을 하면서 나무의 수축에 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조주택하는 빌더 중엔 통나무만 수축하는 줄 아는 단순무지한 사람들이 있다. 열처리해서 건조되어 나온다는 구조재들도 수축을 한다. 판매되는 구조재의 함수율은 대개 17~18% 수준이다. 이게 집 지어진 후 건조가 되면 12~13% 수준으로 2~3년내에 건조가 된다. 그럼 나무는 수축을 한다. 길이 방향으론 수축이 별로 없다. 주로 폭 방향으로 수축을 한다. 집에서 폭 방향으로 사용이 되는 부분들이 몇 군데 있다.

 

토대목 4단 5단 쌓는 분들 있다. 이 부분 가라 앉는다.

 

이층 플랫폼과 장선도 나무를 폭 방향으로 눕혀서 사용을 한다. 이 조이스트들도 수축하며 가라 앉는다. 특히, 이 부분이 외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나무가 가라 앉으니 사용하지 말자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푼수이다. 건축재료중에 수축 팽창 하지 않는 것은 없다. 다 대비책들이 마련되어 있다. 문제는 그 대비책들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맨 윗 사진과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층 집 같은 경우는 중간 부분의 조이스트가 수축해 버리기 때문에 외벽엔 위아래로 미는 힘을 발생시킨다. 이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벽에 바로 하자가 생긴다.

 

대비법은 방법은 어렵지도 않고 단순하다. 수축할 수 있는 여유공간을 두면된다. 그걸 컨트롤 조인트, 팽창조인트라고 한다. 아래 EIFS 시공도면에 보면 떡하니 중간에 들어가 있다. 3/4인치, 즉 19mm의 간격을 두고 신축성이 있는 실링재로 막아 놓으라고 말이다.

 

 

이 컨트롤 조인트는 목조주택 뿐만 하니라 콘크리트 주택도 필요하고 재료가 수축팽창하는 건물이라면 어디든 다 필요하다. 

아파트 외벽에 보면 아래 사진 식으로 줄이 쭉쭉 가 있는 것들이 보일 것이다. 이게 그냥 디자인으로 멋있으라고 들어간 것이 아니다. 콘크리트 건조될 때 크랙이 생기면 저 부분으로 생기라고 만들어 놓은 컨트롤 조인트이다. 

 

 

모든 건축 재료는 다 수축팽창한다. 건축의 가장 기본적인 지식이다. 대비책들도 다 마련이 되어 있다. 문제는 시공하는 사람들이 그걸 잘 모른다는 것이다.

 

당분간은 집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 분들이 계약전에 반드시 물어봐야할 질문이 하나 있다. 스타코나 드라이비트 같은 것으로 시공한다고 할 때 컨트롤조인트를 아느냐고 꼭 물어보기 바란다. 뭔지 잘 모르는 상태라면 아마도 다른 업체나 다른 사람 찾는 것이 더 좋은 집 짓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