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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의 정점, 레크레이션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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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4. 6. 19.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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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크레이션 건축'이라는 말은 우리가 새로 만든 용어로, 건축계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말이다. 그 뜻은 말 그대로, 집을 지으며 즐기자는 것이다.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관심사도 비슷하기 때문에 어딘가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이름으로 불리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국내에서는 우리가 처음으로 이 개념을 제안하는 것 같다. 아마도 집 짓기를 레크레이션으로 접근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집을 짓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공사 기간이 곧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즐길 여유가 없다. 현실적으로 일정에 쫓겨 빠르게 일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집을 짓는 것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면,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진다.

나무를 자르고, 맞추고, 두들겨 고정하는 과정은 엄청난 즐거움을 준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완성된 집을 보며 느끼는 성취감은 매우 크다. 실제로 전원주택을 처음 짓는 사람들은 집을 짓는 과정에서 큰 기쁨을 느낀다. 너무 기쁜 나머지 집이 완성되면 오히려 상심하거나, 다시 또 한 채를 짓고 싶어하는 경우들이 많다. 집짓기엔 중독성이 있다.


과거에 나는 목공을 배워 목가구를 만들었다. 매일 똑같은 일에 권태를 느껴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었다. 작은 의자나 보석함 같은 것을 만드는 일도 무척 재미있었고, 회사 일을 하면서도 목공실에 가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필요한 장비들을 하나씩 갖추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문제는 집에 필요한 가구들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처음에는 신기해하며 받아주던 가족도, 자꾸 뭘 만들어 오니 눈치를 주기 시작했다. 집에 더 이상 필요한 가구가 없어지면서 흥미도 떨어졌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내 오두막 프로젝트 같은 것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정말 환상적인 경험이었을 것이다. 내 마음대로 모든 것을 만들어 채울 수 있는 커다란 공간, 목공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진정한 꿈의 공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작은 소품들부터 큰 작품들까지 다양한 것을 만들 수 있는 종합 전시장을 만드는 것이니, 다 완성된 후의 감회는 가구 만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감동일 것이다.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도 새로운 도전을 하며 갯바위 낚시가 최종 목표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집짓기 프로젝트는 DIY 목공 애호가들이 꿈꿀 수 있는 최종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작업 장소도 캠핑을 하면서 즐길 수 있으니,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서두를 필요 없이 주말마다 캠핑을 하며 조금씩 집을 지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신만의 집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완성된 집은 크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원하는 곳으로 옮겨 설치할 수도 있다. 어차피 즐기기 위한 건축물은 크지 않아야 부담이 없다. 

레크레이션 건축은 여유롭게 삶을 즐기기 위한 취미로 꽤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즐거운 경험과 함께 작은 집도 마련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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