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검사에 대한 사례들을 읽다보면
골 아프고 가슴 아픈 얘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끔은 즐거움을 주는 이야기들도 있다. 초기에 공부할 때 읽었던 이야기인데 갑자기 떠올랐다. 주택문제의 90%은 습기와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습기의 소스를 찾아내는 일은 검사업무중에서도 가장 비중이 큰 중요한 일이다. 다양한 첨단 장비들이 동원이 된다.
미국의 한 홈인스펙터가
어떤 주택의 거실 벽 하단이 젖었다는 신고를 받았다. 대개 벽체의 하단부가 젖는 것은 누수와 관련이 되는 문제이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검사를 나갔다. 이때만해도 엄청 고가였던 열화상카메라로 찍어보고, 함수율측정기로 측정을 해 봤더니 구석부분보다는 오히려 튀어나온 왼쪽 모서리쪽이 더 습도가 높고 문제가 있어 보인다. 높은 함수율때문에 나무가 일부 갈라져 있는 정도이다. 이 곳은 외벽부분도 아니고 지붕 하고도 멀고 아래쪽에 배관도 없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동안 배운 것들과 경험을 가지고 온갖 생각을 다 해봐도 원인이 안나온다. 그 주변의 다른 곳들은 또 괜찮기 때문이다.
한참을 고민해도 답이 안나와서 아픈 머리를 잠시 쉬려고 바람 좀 쐬려고 나왔더니 자기 요람에 엎드려서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던 애완견(화살표부분) 한마리도 따라 나왔다. 그리곤, 집 모퉁이에 오줌 한번 싸고, 들어가서 문제의 기둥 모서리에도 오줌 한번 더 싸고....
미국엔 애완견이나 고양이 오줌디텍터라는 것이 있다.
CSI과학수사대에 나오는 혈흔탐색기랑 비슷한 기능으로 보인다. 주변을 캄캄하게 해 놓고 후레쉬 같이 생기 탐색기로 비추면 이런 식으로 오줌 흔적이 보인단다. 계단을 아주 오줌천지로 만들어 놓았다.
오늘 아침에 옛날 얘기가 생각이 난 것은
애완견 오줌 얘길 들고 나온 것은 미국의 건축잡지인 JLC에서 아래 글과 같은 Q&A를 읽었기 때문이다.
질문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집수리때문에 카펫을 걷었더니 그 밑의 합판이 애완견의 오줌 때문에 물이 들어 있었다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합판을 갈아야만 할까 아니면 표면만 좀 갈아내고 칠해서 다시 쓰는 것이 좋을까?
바닥전문가의 답변은 이렇다. 교체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오줌에 섞여있는 암모니아와 소금성분 때문에 습기가 많은 여름철이 되면 오줌이 스며든 부분에 습기가 모여들어 나무를 변색시키고 상하게 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경험도 실감나게 들려준다.
우리나라 가정집들의 마루마닥중 많은 수가 원목마루와 같이 나무를 원료로 하는 종류들이다. 그런 마루들에 애완동물들의 오줌이 스며들면 아마도 비슷한 문제들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애완동물 기르는데 가장 좋은 바닥재는 장판 종류라고 한다. 소재가 습기로 인해 변형될 문제도 없고, 또 청소도 쉽고...
그나저나 애완동물 많이 키웠던 집에 이사갈때는 오줌 디텍터라도 한번 검사를 해봐야만 하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도대체 어디에 얼마나 묻어 있는지를 눈으로는 알수가 없으니 말이다. 또 개나 고양이 기르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다. 어딜 청소해야만 하는지 알 수가 있으니.. 아마존에서 파는데 몇만원 정도 한다.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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