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집 짓는 목수 중에 래리 혼이라는 분이 있었다.
국내에서 목조주택을 짓는 빌더들은 많이들 아는 이름이다. 그 양반이 쓴 책이나 만든 동영상 등으로 집 짓는 법을 배운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17살때인 1950년에 처음 망치를 잡고 집 짓는 일에 참여를 해서 2010년대초에 사망할때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했으니 거의 60년 정도를 빌더로서의 인생을 산 사람이다. 우리나라에 북미식 목조주택이 처음 들어온 것이 1990년대초반쯤이니 우리나라 목조주택 건축의 역사보다도 배가 넘는 기간을 집을 지었다고 보면된다. 국내에선 나 경력 좀 된다고 명함 내미는 빌더들도 이 양반 앞에 서면 이제 망치 정도는 잡아본 수준이라고 얘기할 정도의 급수일 뿐이다.
나무도 없이 황량한 네브라스카의 수도, 전기, 전화도 안들어오고, 시어스 광고카탈로그를 화장지로 사용하던 시골 촌동네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목수 일을 배웠으니 제대로 학교를 다녔을리도 만무하다. 그런 그가 집 짓기에 대한 몇권의 책을 쓰고, 비디오 시리즈로 만들었고 파인홈빌딩지에 주요 기고자가 되고 한 것을 보면 보통 많은 노력을 한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런 래리 혼이 작고하기 직전인 2011년에 파인홈빌딩 잡지에 기고한 글이 있는데 던지는 의미가 매우 깊다. 제목이 "내가 목수 일에 대해 아는 것이 얼마나 적었던가" 정도 된다. 주요 내용을 좀 정리를 해 본다.
래리 혼은 스스로를
배울 것이 많은 평생 학습자로서 여겨왔다고 한다. 일을 하면서 모르는 것이 있을땐 위축되거나 부끄러워 하는 대신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고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는 목수 일 자체를 하나의 학습 과정으로 생각을 해서 관련된 자료들을 읽고, 섬세하게 관찰하고, 연구하고 또 새로운 것을 찾는 기회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뭔가를 안다고 생각한 것과 그걸 직접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일이란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겸손한 얘기이다.
그리고 나서 이야기한다.
그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목수로서 자신의 손과 도구들을 가지고 건축 재료들을 어떻게 다뤄야만 하는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이고 확실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런 지식을 통해 지어보지 못한 집이라도 어떻게 지어야 할지를 찾아 갈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선 또 자신이 평생 노력하며 살아온 것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하는 얘기가 중요한데, 약간 의역을 하자면
자신이 해보지 않은 뭔가를 해야만 한다는 필요성이 생긴다면, 자신의 능력과 주변사람들의
지식과 도움을 통해서 해낼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모른다고 절망하지 말라는 얘기다.
참고로 래리 혼이 거의 평생을 커다란 사고없이 현장 목수로서 일을 할 수 있던 것은 그가 아침마다 해온 명상이 도움이 되었다는 내용을 그의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게 하루를 시작했다는 이야기이다.
공부 안하고 저녁때마다 술로 세월을 보내는 목수들은 좀 반성을 해야만 할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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