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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공기의 질이 나빠서 거주불가 판정을 받은 패시브하우스 하자사례

주택하자 검사사례

by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4. 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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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느 나라든 실패사례들이 잘 공유되는 나라는 드물다.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는 더 그런 것 같고 주택건축 분야는 아예 실패사례의 공유라는 것이 무언지도 모르는 실정이다. 왜냐면 지어놓고 문제가 있어도 모른 척 외면하는 이상한 분위기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A/S란 세계 첨단을 달리는 전자제품 같은 것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피드백이 없는 기술의 진보란 없다. 우리 주택문화가 더 발달하기 위해선 실패사례에 대한 공유가 좀 더 활성화 되어야만 한다.

 

해외에서 일어난 패시브하우스 주택 하자 사례이다.

참고할만한 내용들이 있어서 정리를 좀 해 본다. 아래의 집이다. 요즘 우리나라 신도시의 주택지역에 가 보면 많이 지어지는 집들과 디자인이 비슷하다. 처마가 없는 디자인, 벽돌 외장재가 두드러진 디자인이다.

 

패시브하우스하자주택

 

2005년에 벨기에에 지어진 패시브하우스 주택이다. 목조주택인데 외벽은 벽돌로 둘렀다. 이 집에 입주한 뒤부터 집주인 가족들은 온갖 질병에 시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침이 나오고 목이 아프고 머리가 아프고, 근육통에 열이 나고 설사에 식욕도 떨어지고... 가족뿐만 아니라 집에 방문한 사람들도 한 이틀만 지내면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들의 이상증세는 대학병원의 의사들에 의해서 확인이 되고 결국 정부기관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 지은 지 2년 된 이 집은 거주불가 판정을 받았고 가족들은 집을 떠나야만 했다는 것이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몇가지 점을 전문가들은 지적을 한다. 유럽의 집이니 우리에게 익숙한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참고하기 바란다.

 

우선 첫 번째로 벽체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안쪽으로부터 '석고보드 -> OSB -> 셀룰로오스 단열재 30센티 -> 목섬유보드 -> 1인치공간(위아래 막힘) -> 외장벽돌'이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외부 쪽 목섬유보드는 습기 통과성이 좋은 반면 안쪽 OSB는 투과성이 낮은 재료이라는 점과 벽돌과 목섬유보드 사이의 1인치 공간이 위아래가 막혀서 통기성이 현저하게 낮다는 점이다. 벽돌벽이 젖으면서 생긴 습기들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집 안쪽으로 밀고 들어가서 OSB를 상하게 하고 거기서 생긴 곰팡이와 방출된 포름알데히드 등이 집안 공기를 오염시켰다고 한다. OSB는 공해물질이 적은 인테리어용이 따로 있다는 점도 하나 알아두면 좋을 사항이다.

 

두 번째는 이 집에 사용한 독특한 에너지 절약형 환기 배관이다. 예전에 우리나라에도 이런 설비 설치해야만 하다고 떠들어대던 사람들 있었는데... 땅 밑의 지열을 이용하겠다고 공기 환기 장치의 배관을 기초 아래로 설치해서 집 밖으로 빼놓았다. 아래 사진은 다른 집인데 비슷한 형태라고 한다. 환기구가 땅 밑으로 나와 외부에 설치된 모습을 보여준다. 이 방식의 문제는 외부 공기가 그대로 지하 배관으로 들어갈 경우 배관 안쪽에 엄청난 결로가 생긴다는 점이다. 역시나 이 집도 항상 축축하게 젖은 배관으로 인해 곰팡이가 생겨났고, 곰팡이는 실내 환기 장치를 통해서 집안으로 그대로 공급이 되었다는 얘기이다.

 

이상한 환기장치 사진

 

세 번째로는 이 집의 환기 용량에 대한 계산에 문제가 있어서 용량이 작은 공조장치가 설치기 되다보니 제대로 실내 환기가 이루어지지 못해서 오염된 공기들이 외부로 제대로 배출이 되지 못했다고 한다. 비단 이런 패시브하우스뿐만 아니라 요즘 지어지는 집들은 예전 집들에 비해서 디테일한 시공이 필요하다고 한다. 시공 자체에도 여러 가지 허점들이 있었던 것으로 얘기된다.

 

이 사례를 발표한 자료의 제목이 "에너지 효율에만 집중하다 보면 생기는 일" 이라는 것이 사실은 의미심장한 말이다. 집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지어야 하는 것이지 너무 한쪽에만 시선이 가면 안 된다는 조언이다. 요즘 지어지는 집들 너무 디자인적인 측면과 단열성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닌지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원문을 읽어보실 분은 아래 제목의 글을 검색해보면 나온다.

 Passive Houses: What May Happen When Energy Efficiency Becomes the Only Paradigm by Dr. Hugo H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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