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한 각종 사연들과 거기에 달린 글들을 읽다 보면 우리에게 참 많이 부족한 부분이 건축재료의 특성에 대한 지식과 정보들이구나 하는 것을 가끔 느끼게 된다.
비슷한 얘기이다.
윗집에서 누수가 생겨서 아랫집의 천정 석고보드가 젖었다. 그럼 아랫집은 젖은 석고보드 부분을 전부다 뜯어내고 교체를 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말리고 도배해 그냥 사용하면 될까?
관련된 사례에 대한 댓글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물에 젖었던 것이니 전부 교체해야 한다고 조언들을 한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인테리어 하는 사람은 그냥 젖어서 문제가 되는 부분들만 새로 교체하고 나머지 젖었던 부분들은 문제가 없다고 얘기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괜찮다고 하는데 옆에서 훈수 두시는 분들이 아니라고 하는 판국이다. 전문가들이 참 신뢰를 받지 못하는 나라이다.
답은 전문가들의 말이 맞다. 한번 젖는다고 석고보드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석고보드가 젖어서 문제가 될 정도이면 양면종이 사이에 넣어진 석고재료들의 연결성이 떨어지면서 양쪽 종이 표면쪽에 올록볼록하게 이상 증세들이 나타난다. 그런 증세가 없어도 그냥 드리이버 같은 뾰족한 것으로 찔러 봤을 때 쉽게 들어간다고 하면 그땐 재료로서의 성질을 잃은 것이니 교체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되려면 꽤나 오랜 시간동안 젖어 있어야만 한다. 금방 젖어선 그렇게 되지 않는다.
관련된 전문적인 정보를 좀 인용하면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IIRC라는 기관이 있다. (International Institute of Cleaning Restoration and Certification) 거기서 만든 규정 중에 수해를 입었을 때 복구에 대한 규정이 있다. (IICRC S500) 이 규정이 석고보드 피해에 대한 공식적인 처리 규정이라고 한다.
거기에 보면 석고보드는 보통 48~72시간 동안 푹 젖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하면 말리면 보통 그 성질을 되찾는다고 되어있다. 또 한 연구기관에선 석고보드를 90번이나 적셨다 말렸다를 반복했는데도 그 성질을 잃지 않았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갑작스러운 누수로 물이 고여서 석고보드가 변형이 되거나, 오랫동안 푹 젖어 있어 보드에 이상증세가 나타난 상태가 아니라면 말려서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건축재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어느 정도는 적절하지 못한 환경에 처하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제조하고 있다. 한번 젖으면 못쓰는 건축재료라면 아마도 건축재료로 채택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빠른 대처가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건축재료들은 모두 제 기능을 다시 발휘하도록 되어 있다.
참고로 건축재료의 내구성 부분과는 달리 실내 환경적인 측면에서 고려할 부분도 있는 만일 석고보드의 건조가 늦어지면서 온도조건이 맞아서 석고보드 표면에 곰팡이가 생길 수가 있다. 그런 경우엔 곰팡이 핀 석고보드는 모두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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