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한 집 안부러운 내가 이건 좀 부럽다는 생각이 든 우드슬랩 주택
해외건축 자료를 보다보면 멋진 집들이 많다. 하지만, 그다지 부럽다는 생각은 안든다. 왜냐면 내 자신이 아주 드물게도 통나무오두막, 그것도 아주 멋진 수공식 통나무 오두막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만족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왠만한 집을 봐도 무덤덤하다. 그런 내가 쪼금은 부럽다는 생각을 했던 집이 있다. 일본에 지어진 집인데 재료가 아주 독특하다. 우드슬랩으로 지었다. 우드슬랩! 아시죠? 커다란 나무테이블 등을 만드는데 쓰는 그런 재료 말이다. 이런거 말이다!

게다가 우드슬랩도 그냥 우드슬랩이 아니다. 일본의 유명한 삼나무 산지의 커다란 나무로 만든 우드슬랩이다. 이거 향기가 장난이 아닐텐데... 사진만 봐도 벌써 그 피톤치드의 향이 몰려온다. 우드슬랩에 중목구조의 집이다. 끝내준다.

왜 이 집이 부러웠냐면 같은 나무이긴 하지만 내껀 소나무종류인 더글라스퍼인데 이 집은 삼나무 인데다가 면을 반반하게 쳤기 때문이다. 내 수공식 통나무는 벽체가 둥글둥글 하다보니 평평한 면을 가진 것이 부러울 때가 있다. 못가진 것은 부러운 그런 심리! 이런 디자인은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데 좋아하는 사람들은 기절할만큼 좋아하는 디자인이다.

그나저나 이 집 주인은 전생에 나라를 구한 모양이다. 이런 나무로 집을 지을 기회를 갖다니... 그것도 많이 비싸지도 않게. 이 양반이 이런 집을 짓게 된 연유는 일본에선 지금 커다란 삼나무들이 처치 곤란인 모양이다. 나무도 적당한 크기라야 잘라서 가공하기도 좋고 팔기도 좋은데, 이미 너무 커버린 나무들은 찾는 사람들이 없으니 오히려 가격이 더 낮다고 한다. 어찌보면 처치곤란! 옛날 같으면 비싸서 못 살 그런 나무들이 낮은 가격에.... 그런 대구경 삼나무들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내서 이런 집을 지었다고 한다. 나무쪽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인가 보다. 말구, 그러니까 통나무의 위쪽 직경이 400mm 정도되는 나무를 한 40개 정도 사용을 했다고 한다. 생각보다는 집 크기에 비해선 그리 많이 들어가진 않을 것 같다. 아무래도 켜서 사용을 하다보니... 내 작은 수공식 통나무집은 좀 작은 나무긴 하지만 통나무가 한 25개 정도 들어간 것 같은데. 역시 수공식 통나무집이 나무는 더 많이 들어간다.

어쨋거나 이런 식으로 집을 지었다. 두께와 높이가 같은지라 뭐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나무의 면을 켠다는 것이 가진 장점이 이 부분에 뭘 붙여도 시공을 하기가 좋다는 것이다. 바깥쪽으로 외단열을 해서 제로에너지 수준의 집을 만들었다고 한다. 외부에서 보면 나무집인지도 모르는 그런 집이다. 아주 괜찮은 아이디어이다.
CLT 건축도 큰 판재를 사용하지 않고 우드슬랩 정도의 크기로 만들면 이런 분위기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자연적인 곡선은 나오질 않겠지만 뭐 직선의 미도 있으니까! 그리고 표면에 히노끼나 삼나무를 판재를 붙이면 아주 향기 좋은 집이 만들어 질 수가 있다. 그런 집 짓는다면 아마도 내가 쪼금은 부러워할 지도 모르겠다. ㅎㅎ
가만있자. 이거 일본에서 싸다고 하면 한 컨테이너 수입해다가 집을 지어도 될 것 같기는 하다. 큰 통나무는 가져오는 것이 힘들지만 우드슬랩은 컨테이너에 넣어서 가져오기도 괜찮을 것 같은데... 혹시나 그런 식으로 한번 지어보겠다는 분들이 있으면 연락주시길! 이런 건축을 하게 되면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아볼겸 뭔가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것 같으니 말이다. 국내은 아마도 수입을 해야하니까 많이 비싸질 것 같기는 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