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업자에게 구옥 리모델링 맡겼다가 망한 사례들을 보면 뭔가...
예전에 인테리어 하는 분들에게 리모델링 맡기는 것이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서 한번 글을 쓴 적이 있었다. 인테리어 하는 분들이 엄청 불편해하셨다. 그냥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지 대목과 소목, 인테리어 목수와 일반 목수에 무슨 차이가 있겠느냐, 그건 너만의 잘못된 편견이다 하는 식의 반응들이 있었다. 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살펴보면 인테리어 하는 분들과 집을 짓는 분들은 같은 목수라고 하더라도 확실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이건 리모델링 후 생긴 하자 문제 때문에 검사를 받았던 여러 집들을 살펴본 다음에 든 생각이니 근거 없이 하는 얘기는 아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단열선에 대한 개념이 많이 떨어진다. 단열선이란 아래 그림처럼 집의 실내와 실외를 구분하는 단열재가 들어가야만 하는 선이다. 집 짓는 사람들은 뭐가 되었든 일단은 사방을 단열재로 감싸려고 노력들을 한다. 그런데, 인테리어 하시는 분들은 자꾸만 빼먹는다. 창만 바꾸고 벽만 단열하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들이 있는 것 같다. 지붕은 생각 밖이다.

그래서 이런 집을 만들어 놓는다. 벽은 단열이 되었는데 천정 부분은 아예 단열이 되질 않았다. 천정이 시원하니 겨울철에도 방이 시원하다. 여름엔 아마도 그 반대일 것이다.

집을 지을 때는 최종적인 마감선에 맞춰서 모든 것들을 배치를 한다. 리모델링을 할때도 마찬가지 원칙이 적용이 되어야만 한다. 새로 설치를 해야만 하는 배관 등의 위치, 높이를 제대로 잡아야만 최종 마감이 제대로 이뤄진다. 집 짓는 사람들은 그런 것부터 먼저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인테리어 하던 분들 중엔 그런 감각이 떨어지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선지 이런 일들을 만들어 놓는다. 이거 나중에 집주인이 마무리를 하자면 아주 난감하다. 이거 참 도대체 어떻게 마무리를 하라는 건지....ㅠㅠ

집을 지을 때는 건축재료들을 어떻게 구성하고 배치하느냐가 설계단계부터 시공단계까지 주요한 고려의 요소이다. 왜냐면 건축재료들은 어디에 어떻게 배치를 하느냐에 따라서 제대로 된 성능을 내느냐 아니면 꺼꾸로 하자 문제의 원인이 되느냐가 갈린다. 축구선수들에게 포지션이 중요하듯이 건축재료들도 포지션이 중요하다. 있어야만 할 곳에 있어야 한다. 엉뚱한 곳에 있게 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이런 재료는 요즘 제대로 집 짓는 분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재료이다. 인테리어 리모델링에선 아직도 많이 사용된다. 재료 선택과 포지셔닝에 대한 감각이 떨어진다.

내 생각엔 예전에 대목, 소목 나뉘듯이 집 짓는 목수와 인테리어 목수 사이엔 분명히 뭔가 차이가 있다. 아마도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집 짓는 사람들은 기초부터 하나 하나 다 쌓아 올려가다 보니 아무래도 전체적인 구성에 대한 개념들이 있다. 기본적으로 집이라는 큰 그림을 놓고 어디에 뭘 어떻게 하는 식의 생각들이 깔려있다. 반면에, 인테리어 하시던 분들은 큰 골조는 놔둔 상태에서 안과 밖을 고치고 꾸미는 일을 하다 보니 정해진 틀 안에서 세부적인 디테일을 어떻게 채워 넣을지에 대한 생각들이 바탕이 되는 것 같다.
주로 하는 일이 다르면 보는 관점도 다를 수가 있을 것이다. 나처럼 주택의 하자문제들을 주로 보면 늘 뭘 봐도 하자가 생길 구석은 없을까를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집주인들은 일하는 사람들이 알아서 다 잘해주길 바라겠지만, 일하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경우들이 있다. 그런 경우라면 처음부터 공사의 범위를 좀 더 세심하게 제대로 정하고 가는 것이 좋다. 그냥 단열공사하는 식이 아니라 지붕, 벽, 바닥 단열 공사하는 식으로 구분을 해서 말이다. 그런 것이 모호하다 보니 공사가 다들 자기 생각대로만 이뤄진다.
그래서, 리모델링을 하려는 집주인들도 "하자없는 가성비주택 짓기"와 같은 교육을 받는 것이 좋다. 집을 제대로 짓는 방법이 또한 집을 제대로 고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4월 교육일정은 아래 공지글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