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건축및유지관리

불룩해진 빌라 외벽, 가스관은 벽돌 잡아주는 용도가 아닌데... ^^;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5. 5. 23. 09:08

수원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 빌라의 한쪽 측면 벽이 불룩해졌다. 사진을 보니 가운데 있는 가스관이 겨우 잡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거 아니면 무너졌을 것이다. 가스관의 새로운 용도를 발견했다!

주민들은 대피하고 시에선 안전점검을 한단다. 점검은 당연히 해봐야겠지만, 뭐 그리 큰 일은 아니다. 솔직히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은 낮다. 이건 우리나라 특유의 아주 기술좋은 분들이 만든 고전적인 외장 벽돌 시공의 문제이다. 앞으로 더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습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내가 늘 오래된 조적벽이 있는 집들은 멀찍이 떨어져 다니라는 농담섞인 얘길 하는 것이다. 그 밑에 차 세워두지 말고... 우리나라 기술자들은 도대체 얼마나 기술력들이 좋은지 벽돌을 한 겹으로 한 층도 아니고 3개층이나 연속으로 쌓아 올린 것이다. 거기에다가 안쪽 벽체와 연결하는 것은 겨우 못이나 좀 박아서 반생이 정도 사용해서 흉내만 내 놓는다. 그러니, 30년쯤 지나면 그 못과 반생이가 다 삭아 없어지고 벽돌만 우뚝 서 있다가 이번처럼 비도 좀 오고 하면 무거워지면서 가운데 부분이 밀리면서 무너지는 것이다. 그런데, 저 집의 경우엔 가스관 두 개가 우연히 가운데 부분에 있어서 무너지는 것을 겨우 잡아주고 있는 상황이다. 와! 왕 재수!

기본적으로 원래 벽돌로 외벽 마감을 할 때는 구조체가 아니기 때문에 벽돌을 한 줄로 쭈욱 쌓아 올린다. 그렇게 쌓아 올리는 벽체는 얇고 측면에서 미는 힘에 약하기 때문에 안쪽의 콘크리트 벽체와 벽돌타이(brick tie, 월타이)라는 것을 사용해 연결해 잡아준다. 또 층과 층 사이엔 철제 앵글을 집어 넣어서 한층 한층 쌓아 주어야만 한다. 무슨 말인지는 아래 그림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위의 것이 벽돌타이 시공장면이고 아래의 것이 층과 층 사이에 들어가는 철제 앵글이다. 

 
 

 

수원의 다세대 건물 벽이 저런 식으로 불룩하게 된 것은 위와 같은 재료들이 사용이 되질 않았기 때문이다. 사진만 딱봐도 3개층 외벽 전체가 한번에 올라갔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당연히 벽돌타이 대신 반생이나 철근 시공할 때 쓰는 결속용 철사 같은 것을 사용을 했을 것이다. 안봐도 비디오이다. 왜냐면 30년전쯤엔 다 그렇게 했으니까. ㅎㅎ

뭐라고 못하는 것이 그땐 건축자재들이 지금처럼 다양하게 발달이 되지 못하다보니 어쩔수 없었던 측면도 있다. 요즘은 저런 식으로는 안한다고... 믿고싶다. 그런데 당시에 많은 집들이 저런 식으로 시공을 했는데 왜 외벽이 무너지는 일들이 많이 안생기고 있을까? 그건 지금까지는 대충 해 놓은 것이 그래도 좀 버텨주었고, 또 우리나란 지진처럼 옆으로 흔드는 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월이 흐른다. 이젠 슬슬 벽체속에서 잡아주는 반생이나 결속선들이 삭아 끊어질때가 되었다. 또 저 집만 해도 벽체에 습기문제가 있었던 흔적이 있다. 그래서 더 빨리 삭아 버렸을 가능성도 있다. 습기는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정리하자면 이렇다. 30년 이상 된 다세대 주택, 벽돌 외벽에 이상한 느낌이 든다? 주택검사 꼭 받아보시라. 그리고 필요하면 보강 시공을 하는 것이 낫다. 가스관에 기대지 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