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하자 검사사례

이미 스타코 하자 문제가 심각한데 눈에 보이는 증상들이 없다보니...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5. 2. 11. 08:36

스타코 하자 검사를 했던 집의 보수 공사가 다 끝나간다는 연락이 왔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처음 예상했던 것 보다 상황이 더 안좋았나 보다. 하긴 주택검사라는 것이 비파괴 검사방식이니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 정도는 알아도 도대체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막상 뜯어보기 전엔 제대로 알기 어려운 법이다. 어쩔수가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벽체 뜯어!' 하는 식의 결정을 겉으로 드러난 부분들만 주로 살펴 보고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눈으로 확인하고 장비로 또 확인을 했어도 최종적으로는 한번은 직접 벽체속으로 탐침봉을 넣어 찔러 봐야지만 확신을 할 수가 있다. 현장에선 벽체를 찌를 때의 긴장감이 있다. 이게 진짜 예상대로일까? 손 끝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이 짜릿하게 와야만 한다.

찔러 본 곳들은 함수율을 측정한다. 이 정도 수치면 레드라인을 넘어섰다.

 

이 집은 예상대로 벽체속 OSB의 함수율이 많이 높게 나왔다.

"휴~"

집 주인에게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로선 안도감이 든다. 예상대로이기 때문이다. 예상과 다르면 그때부턴 머릿 속이 복잡해 진다. 이유가 뭘까? 어느 부분을 다시 살펴봐야만 하는 것일까? 멀쩡한 남의 집 벽에 비록 아주 작은 구멍이지만 탐침봉 구멍을 낸다는 것이 그리 마음 편한 상황은 아니다.

한번은 검사후에 스타코 벽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한 후에 철수를 했다. 그런데, 꽤 여러 달이 지났는데 집 주인이 시공사 등과 얘길 하는데 말이 잘 안통한다고 어떻게 하냐고 호소를 해왔다. 하자소송에 관계자들이 보러온다는데 뭘 보여 줘야만 하는지 물어본다. 단순히 내 말만 가지곤 잘 안통할 상황이다. 그럼 어쩔 수 없다 눈으로 직접 보여줄 수 밖엔. 그래서 그럼 그 사람들과 함께 문제가 예상되는 벽체 일부분을 뜯어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게 확인을 시켜주시라고 얘길해 주었다.

그 말 해 놓고 불안에 휩싸였다. 괜한 말 했다 싶었다. 내가 그 현장에 없는데 제대로 문제가 되는 부분을 찾아 뜯을 수 있을까? 검사했던 계절과는 달리 건조한 계절인데 다 말라버렸으면 어떻하나? 막상 뜯었는데 멀쩡하면...? 스스로 분명히 문제가 있는 부위들이었다고 생각하고 신념을 가지라고 다독 거렸지만, 긴장되는 시간들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연락이 왔다. 얘기한 대로 벽을 조금 뜯어봤다고 말이다.

이런 상태였다. 역시 내가 검사했던 때와는 달리 많이 말라있다. 하지만, 몇 년을 반복해서 생겼던 문제이므로 OSB가 드라이버로 찔러도 푹 들어갈 정도로 상해버렸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면 누구라도 알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위로 접어 놓은 타이벡 뒷면에 긴 뿌리의 흔적을 남기고 있는 버섯균들 때문이다. 오랫동안 축축한 상태가 유지가 되면 저런 것이 생겨나고, OSB를 상하게 만든다.

 

 

스타코 검사, 참 많이 했다. 그래봤자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문제있는 집들의 숫자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는 수준이다. 이젠 지나가다 한번 슬쩍 쳐다만 봐도 감이 온다. 주로 문제가 생기는 부위들이 있고, 잘 생기는 형태들이 있다. 검사한 집들 중엔 너무 오래 놔두어서 집이 거의 망가지다시피한 사례도 있었고, 또 어떤 집 주인들은 내가 쓴 글들을 읽고 문제가 생기기전에 일찍 확인하고 찾아서 보완방법을 찾은 집들도 있었다. 다양한 사례들을 접했다. 시공도 문제이지만 관리도 또 한 몫을 크게 한다. 일찍 발견하고 일찍 손 보고 적절히 관리하면 오래 이상없이 갈 수가 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집관리에 관심도 없으면 나중에 큰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손으로 건드렸는데 OSB가 이렇게 부슬부슬 가루가 되어 떨어지면...

전에 갔던 전원주택 단지에 또 스타코 검사를 나간다. 지난 번에 검사하면서 문제가 있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사는 사람들은 잘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다가 이번에 수리를 하는 집을 보니 이게 보통 상황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현명한 집주인이다. 문제는 그 주변의 다른 집들이다. 전부 비슷한 형태로 지어졌다. 하지만, 들어보니 현재 사는 사람들이 집 주인들 보다는 세입자들이 더 많다고 한다. 그 얘긴 집 관리에 신경을 그다지 쓰질 않는다는 얘기이다. 소소한 증상들이 이미 있을 것이고, 아마도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짜피 내 집도 아닌데 귀찮은데 하는 생각들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어쩌랴! 집주인들이 좀 더 부지런히 쫓아 다닐 수 밖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