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관리가 편하고 고급스러운 세라믹사이딩을 찾는다면...
미국의 건축잡지 '아키텍트'의 기사를 읽다보니 지붕 누수에 대한 내용이 있다. 주요한 내용인즉 왜 지붕은 내구연한이 적어도 50년인데 20년정도밖엔 못갈까 하는 것이다. 그 중에 한 귀절이다.
"지붕는 적어도 20년이상은 가야한다. 그런데 코킹재와 실란트들이 몇년 밖엔 가질 못한다. 그결과 계속 다시 메꾸고 또 떼우고 하는 일들이 벌어진다. 실리콘과 같은 재료에 의존하지 않는 후레슁과 같은 형태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전에 실리콘의 보증수명은 20년쯤 되는데 실제로 외부에 사용된 것을 보면 2~3년도 못가는 것 같아서 품질보증에 문제가 있다고 이의제기를 생각했었다. 그때 해외 실리콘 제조사들의 품질보증서를 찾아서 읽어보고 포기 했다. 보증이 안되는 경우에 대한 글이 한 서너페이지는 되는 것 같았는데 우리 현장의 시공현실을 보면 그 예외규정을 빠져나갈 길이 안보였기 때문이다. 그냥 한숨 한번 쉬고 포기. 그리곤, 그 다음부터는 실리콘보다는 플래슁(후레슁) 설치를 가능한 많이 하는 쪽으로 얘길 해 오고 있다.
좀 우스운 얘길 하나 하자면, 오래전부터 플래슁에 대해서 그렇게나 강조를 하는데 기존 방식으로 집 짓는 분들은 들은척만척이다. 그런데, 새롭게 등장한 한 건축방식에선 곳곳에 엄청나게 많은 플래슁을 시공하고 있다고 들었다. 바로 모듈라방식으로 짓는 곳들이다. 그곳들은 연결부분들이 많다보니 실리콘으로 안된다는 것을 이미 일찍 경험적으로 체험하신 것 같다. 곳곳에 다 플래슁을 시공한다고 했다. 이걸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어쨋거나 뭐가 되었든 실리콘보다는 후레슁 설치가 훨씬 더 나은 선택이다.
어제 어느 분이 올리신 세라믹사이딩 설치에 대한 질문에 건축주들의 실리콘에 대한 걱정이 아주 듬뿍 묻어난다. 보통 세라믹사이딩 시공할 때 연결부분에 실리콘으로 줄눈을 넣는데 그게 7~10년이 지나면 떨어져서 재시공을 해야만 한다는 걱정이다. 그말 들으니 나도 걱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집의 유지관리에 대해서 정말 아무 생각이 없는 분들이 많은데 7년 정도되면 실리콘 다시 재시공해야만 한다면 기절할 분들 많을 것 같다. 얼마나 집관리엔 신경들을 안쓰닌지 솔직히 주택검사 나가서 실리콘 다 떨어져도 그런 줄도 모르고 계시는 분들 많이 본다. 그 분들은 집들이 처음 그상태 그대로 평생 유지가 된다고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틈새가 벌어진 창틀사이로 물이 들어와야만 그제서야 '아, 뭔가 조치가 필요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신다.

사실 세라믹 사이딩의 연결부위의 실리콘 줄눈은 틈새가 좀 벌어져도 상관은 없다. 왜냐면 뒤쪽으로 물이 들어가도 아래쪽으로 배수가 되도록 레인스크린시스템 형식으로 시공이 되기 때문이다. 세라믹사이딩의 뒤쪽엔 배수과 건조를 위해 공기가 순환이 되는 공간이 있다. 기능적인 부분에 있어선 문제가 아주 적게 생긴다는 것이다. 없다라고 얘길 못하는 것은 꼭 나는 도대체 생각지도 못했던 이상한 방식으로 시공을 해 놓는 사람들이 있어서 만들어두는 나 나름의 탈출구이다.

그런 기능적인 이상여부와는 관계없이 실리콘 줄눈이 갈라지고 떨어지는 것이 미관상 거슬리는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은 진짜로 주기적으로 줄눈 시공을 다시하겠다는 생각을 하실 분들이다. 그래서, 문득 생각이 났다. 줄눈 시공을 안해도 되는, 최소화할 수가 있는 세라믹시공법도 있는데... 선택은 본인들이 알아서 하시는 것이지만, 적어도 이런 것도 있다는 것은 아는 것은 필요할 것 같아서 지난 번에 엔에스홈에서 강의할 때 봤던 것 하나를 소개한다. 최근엔 건축박람회 같은 곳을 잘 안가다보니 나도 새로운 건축재료들에 대한 정보가 좀 어둡다. 그래서, 굉장히 신기하다고 생각을 했다. 사실은 나온지가 꽤 된 것 같은데...^^ 내가 그럴 정도이니 예비건축주들은 더할 것이다.
지난 주말에 엔에스홈에서 예비건축주들 대상의 하자없는 집짓기 강의를 하면서, 점심 먹고 잠깐 자재 투어를 했는데 'AT월'이라는 세라믹사이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상품이름인 것 같고, 찾아보니 '릭실'이라는 회사의 제품이다. 인터넷에서 사진도 찾아봤다. 이런 식의 사진들이 나온다. 역시 광고사진들이라 예쁜게 잘찍는다. 모양이 예쁘다보니 실내에 인테리어용으로 사용을 한다.

꽃만 보질 말고 중요한 부분은 그 뒷편 벽체의 연결부위이다. 길게 얇은 선 하나 밖엔 없다. 아래의 벽체도 마찬가지이다. 연결부위에 굵은 실리콘선이 없다. 예쁘당. 예쁜 것 좋아하고 집관리에 신경쓰기 싫은 사람들에겐 딱이다. 멀리서 보면 보이지도 않고, 가까이 가기전엔 눈에도 안띌 부분이긴 하지만 이런 작은 부분에서 차별화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요게 잘, 빨리는 제품은 아닌 것 같다. 한마디로 좀 귀하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세라믹사이딩이라고 해서 다 같은 사이딩이 아니다. 재료는 같아도 시공에서 차별화가 된 제품이다. 단지에 다 같아 보이는 세라믹 사이딩집이라고 해도 이런 집 하나 슬쩍 섞여있으면 뭔가 좀 남다른 간지는 날 것 같다. 그런 것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은근 티 안내는 척하면서 차별화를 꽤하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문제는 이건 좀 비싸다. 줄눈을 안 넣을려니 전용철물이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벽면 같은 것들이 잘 안맞으면 시공이 안된다. 상하좌우가 반듯해야만 한다. 실리콘 줄눈은 그런 것이 안맞아서 생기는 틈새를 메꿔줄수가 있지만 이건 그런 여유가 없다. 여유가 없는 시공방식은 비쌀 수 밖엔 없다. 그러니 아무나 재료만 사다가 시공을 할 수도 없다. 아예 일본에 보내서 시공방법을 배워 오도록 했다고 한다. 그런 교육을 받은 사람들만이 제대로 문제없이 시공을 할 수가 있다고 했다. 전문 시공팀이 붙어야만 한다는 얘기. 그래서, 더 시공단가가 높을 수 밖엔 없다.
그래서, 좀 쫄았다. 그래도 물어봤다 얼마나 더 비싸냐고. 쫄려도 값은 알고 쫄아야지... 그랬더니 하는 얘기가 다른 세라믹사이딩 시공하는 것을 1.5~2배 정도 얘길한다. 뭐야 이거, 괜히 쫄았다 서너배는 되는 줄 알았는데. 워낙에 세라믹 사이딩이 비싸니 그 정도 추가되면 많이 비싸다는 것이다. 모르겟다. 내 생각엔 그정도라면 하겠다는 사람들도 좀 있을 것 같은데... 7년마다 터진 줄눈 바라보면서 속 터지는 것 보다는 낫지 않을까? 본인의 취향과 여건에 따라서 선택을 할 일이다. 선택할땐 선택지가 많은 것이 좋은 법이니 알고있을 필요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