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숲과 나무가 보이는 집을 선호할까? 치유효과 때문인가?
미국의 한 병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병원 건물의 창들이 한쪽은 숲이 보이는 공원쪽으로 나있었고, 다른 한쪽은 건너편 건물의 담벼락이 바라보이도록 나있었다. 같은 병실에 있는 환자들은 모두 같은 병으로 입원한 사람들이었고, 각 병실의 담당의사와 간호사들도 같은 사람들이었다.
그때 병원에서 통계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날 문득 자료를 살펴보다 보니 이상한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같은 병실에서 숲과 나무가 바라보이는 쪽에 입원한 환자들이 벽돌 담벼락을 바라보는 환자들 보다 빨리 퇴원을 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신기했다. 열심히 자신의 발견에 대해서 얘길했다. 그래서, 병원차원에서도 본격적인 연구를 하게 되었다. 환자들이 걸린 병이나 의사, 간호사 등의 조건이 모두 같고 약처방도 같은 상황에서 왜 입원한 위치에 따라 퇴원일수가 다를까를 연구한 것이다.
그랬더니 나온 결과가 환자들이 창문을 통해 무엇을 바라보는가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다르다는 놀라운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숲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그저 숲과 나무를 단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환자들에게는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왜 그런지는 밝혀내질 못했다. 신기한 현상으로만 기록이 되었다.

그렇게 도대체 왜 숲과 나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건강에 좋을까 하는 문제에 대한 답은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가 2000년대에 뇌과학이 발달하면서 그 작용원리가 점차 밝혀지게 되었다.
뇌과학의 설명에 의하면 사람들은 눈을 통해 입력되는 정보로 생각이 촉발 되는데 숲과 나무 같은 자연은 한시도 똑같은 풍경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숲은 사람의 생각도 흔들어 주면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고 추스리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흔들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돌아오고 하는 모습에서 흔들리면서 살아가는 인생에 대한 의미도 찾을 수 있고 스트레스가 완화되면서 심리적인 치유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오호라!

반면에 벽돌벽과 같이 단순하고 변화가 없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집중을 필요로 하는 일이어서 뇌에 피로감을 주고 부정적인 생각을 불러일으키거나 잠만자게 만들거나 하기때문에 자연적인 치유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구나!
비단 집 밖의 풍경만 생각에 그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란다. 안의 인테리어가 단조로운 색과 규칙적인 선으로 이루어진 집은 차분해 보이지만 뇌를 피곤하게 하는 반면, 반면 나무와 같은 자연적인 재료의 인위적이지 않고 규칙이 없어보이는 무늬들은 뇌를 달래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정원에 나무를 심고 앞쪽에 숲이나 나무를 바라보도록 집을 짓는 이유가 본능적인 선호도 때문이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