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판넬 주택 건축에서 흔히 하는 실수, 박공벤트 만들기
세상은 그리 빨리 변하지 않는다. 때문에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받는다. 이젠 좀 왠만한 사람들은 다 알지 않을까 하는 것들도 여전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도 많은 곳에서 엉뚱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주택건축과 관련하여 문의를 받았던 내용이다. 아래 도면을 보내주시면서 박공벤트(게이블벤트)를 만든다고 했다. 누가? 집 짓는 업자가. 집 주인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아서 문의를 하신 것이다. 요즘은 집 주인들이 열심히 공부를 하다보니 업자들보다 더 잘 아는 경우가 많다.

무슨 얘긴지 모른다면 다시 아래 그림을 보자. 샌드위치판넬 주택이다. 설계대로 시공을 했다면 지붕에 무려 225mm짜리 샌드위치 판넬을 설치를 했다. 박공벤트가 주로 어디에 설치되는지를 내가 하얀색 X표로 표시를 해놨다. 지붕 아래, 방 천정 위 빈 공간이 있는 곳의 양쪽에 주로 설치가 된다.

박공 벤트를 만들려면 단열선이 어디인지를 반드시 확인을 해야만 한다. 왜냐면 박공벤트는 단열선 바깥쪽에 설치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열선이란 아래 그림을 보면 좀 이해가 잘 될 것이다. 단열재가 설치된 부분의 안쪽은 실내공간이고, 그 바깥쪽은 실외공간이다. 외부 공기가 드나드는 박공벤트는 실내가 아니라 실외 공간에 설치되어야만 한다

위쪽에 X표를 해 놓은 도면을 보자.
단열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T225 샌드위치판넬, 즉 이 집의 경우는 지붕재가 바로 단열재이다. 그 말은 그 아래 천정위 공간은 실내 공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방의 천정을 보면 딸랑 석고보드 한장으로 마감이 되어 있다.
이런 상태에서 X표를 해 놓은 곳에 벤트를 만들어 놓은 것은 집의 안방벽에 커다란 구멍을 하나 내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저 집엔 박공벤트를 만들면 안된다.
하나 더 생각해 보자.
건축업자가 박공벤트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천정위쪽에서 생기는 결로 때문이다. 아마도 저런 집 여러번 지어 보면서 그런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추운 걸 알면서도 박공벤트를 만들겠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추운 것보다는 물 떨어지는 것이 더 집주인을 거슬리게 만든다.
저 집에서의 결로방지는 얼마나 지붕면과 천정면을 기밀하게 시공하느냐에 달려있다. 최대한 습기를 품은 실내 공기 자체가 천정위쪽으로 올라가지 못하도록 해야만 한다. 그리고, 지붕쪽에 단열선이 끊기는 곳이 있으면 안된다. 실내쪽에서의 습도 관리도 중요한 포인트이다. 아마도 집 짓고 1~2년 정도는 겨울엔 제습기를 사용해서 실내 습도를 낮춰야 할지도 모르겠다. 환기도 잘해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