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짓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것도 잘 모르죠? 그러게요 ^^;
얼마 전에 검사한 주택, 집 사고 난 다음부터 1년이 넘게 바닥의 습기 문제를 계속 제기를 했는데 건축한 사람들이 상대도 안해 줬다고 하소연을 한다. 별 일이군, 왜 그랬을까?
집을 얼마 둘러보지 않아서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골 아픈 상황이다. 이런 저런 집을 짓는 원리들에 대한 얘기들을 해 주다보니 그 말을 유심히 듣고 있던 집 주인이 이런 말을 한다.
"집을 짓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것도 모르죠?"
아마도 그 말이 건축주들이 집을 짓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보통 사람들 생각엔 집을 짓는 사람들은 집에 대해선 모든 것을 다 아는 전문가로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얘기하는 기본적인 원리들은 당연히 잘 알고 있어야만 하는 내용들이었던 것이다. 설마 그 정도 내용도 모르는 사람들이 자기 집을 지었다는 말인가 하는 놀라움에서 나온 질문이었던 것이다.

아쉽지만 집을 짓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집에 대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다. 많은, 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은 그냥 시키는대로 하거나 하던 대로만 한다. 뭐가 문제가 되는지를 모르는 상태에서 계속 반복 작업만 해온 사람들이 많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내 생각엔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서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피드백이란 다른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다닐때 시험보면 선생님이 빨간 색연필로 맞은 것은 동그라미, 틀린 것은 작대기 하나 그어서 돌려받았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이 바로 피드백이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해주고,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가르쳐 주어야만 다음번엔 틀리지 않는다.
주택 건축, 특히나 개인사업자들이 많은 단독주택 건축 업계는 그런 문제들에 대한 피드백을 제대로 받기가 어려운 환경이다. 우선은 하자문제에 대한 A/S 의식이 다른 산업계에 비해 많이 낮다보니 잘못된 것을 수정하고 고치는 것 보다는 외면하고 피해 다니는 바람직하지 못한 경향들이 좀 있고, 또 하자 보수에 많은 비용들이 들어가다보니 그런 과정을 통해 배운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보다는 감추고 자기만의 노하우로 여기는 풍토도 존재하는 것 같다.
그래선 발전이 없다. 분위기를 좀 바꿔야만 한다. 잘못된 방식은 고치고, 새롭게 개발된 신기술들을 적용을 해야만 한다. 주택검사를 하는 내가 주택 하자 문제에 대해 계속 알리고, 제대로 하는 방법에 대해 계속 얘기를 하는 이유는 홈인스펙션에 대한 홍보를 하는 목적도 당연히 있지만 그래야만 업계 전체의 수준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시킨 사람은 없지만 혼자서 알아서 빨간펜 선생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꼭 자신이 경험을 해야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간접경험도 경험이다. 얼마나 소화를 시키는가 하는 부분은 개인의 역량일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블로그에 있는 글들 정도는 읽은 사람이라면 집주인들에게 "어떻게 그런 것도 모르고 집을 짓죠?" 하는 말을 듣지는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