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사고 팔기만 하는 물건이 아니라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다.
사람이 만든 것들은 다 주기적으로 손을 봐야만 한다. 내구성에는 끝이 있기 때문이다.

주택검사를 하다보면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가끔은 너무나도 생각이 신세대인 집주인들도 만나곤 한다. 집에 대한 생각들이 예전 사람들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뭐랄까, 집을 오랫동안 살면서 꾸준히 유지관리를 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왠지 새 집을 사서 몇년 살다가 팔고 또 새 집을 산다는 식의 생각들을 언듯 언듯 느끼곤 한다. 집을 자동차와 같은 쓰다가 교체하는 소비재 정도로 생각을 하는 경향들이 있는 것 같다. 좀 놀랍다. 나랑도 세대차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아마도 집을 관리한다는 생각자체가 없을 것 같다. 관리한다는 것은 애정을 가지고 보살핀다는 것인데 조만간 떠날 물건에 애정을 가질리가 없지 않은가? 반면에 집도 사람이 만든 것인지라 주기적으로 돌봄은 필요한 상태이고... 그 상태가 길어진다면 집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된다.
지난번에 교육받은 분이 집을 그렇게 공들여서 지었어도 5년정도 지나니 문제가 나타나는 부분들이 있다는 얘길 하셨다. 지을 때 실수한 부분이라고 얘길하셨지만 아마도 원래 그 시기쯤에 손을 봐야만 하는 부분들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집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유지관리가 필요하다. 사람이 태어날 때의 몸이야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물려 받은 신체이지만,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그 이후의 상태는 달라진다. 현격하게 말이다. 같은 원칙이 집에도 적용이 된다. 지어질때의 상태에 어쩔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그 후의 상태는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어떻게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서 많이 달라진다.
집은 관리가 필요한 대상이다. 관리가 잘 된 집이 좋은 집이고, 때문에 관리하기 편한 집이 좋은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