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로 곰팡이 문제로 하자소송이나 분쟁시 자기방어 체크리스트부터...
손자병법에 나온다고 이런 말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라고... 틀렸다. 손자병법엔 그렇게 나오지 않는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로 나온다. 불태(不殆) 즉,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기고 지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요즘 옷방, 드레스룸에 피는 곰팡이 때문에 골 아픈 분들 많은 것 같다.
새 아파트에 입주한 분들은 건설사를 상대로 문제 제기 중이고, 세입자들은 집주인을 상대로 집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이의 제기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상대방의 반응들은 그다지 호의적이질 않다. 집문제가 아니라 관리잘못이라는 소리밖엔 못듣는 경우들이 많다. 서로 언성만 높아지고 감정만 상하면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의견대립 상태만 지속되는 경우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책임은 보상과 관련되는 문제인지라 접점 찾기가 쉽지가 않다. 결론이 안나고 지리한 대치상태가 계속 되는것이 바로 손자병법 기준으로 보면 위태로운 상황이다.
그런 위태로운 상황에 놓이지 않으려면
먼저 해야만 할 일이 자신을 아는 것이다. 자신이 옷방에 곰팡이가 생기도록 만들지는 않았는지를 스스로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그 부분이 곧 상대방들의 공격 포인트이고 자신의 취약점이기 때문이다.
가장 핵심적인 항목은 겨울철에 옷방 난방을 제대로 했는가 하는 것이다. 만일 옷방도 다른 방들과 똑같이 난방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예를 들자면 옷방은 보일러를 꺼두거나, 아님 외출모드로 놓고 온도를 낮게 유지했거나 했다면 곰팡이 문제로 항의하려는 생각은 접어 두는 것이 좋다. 곰팡이 발생의 원인을 만든 사람이 본인이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옷방 환기는 제대로 했는가 하는 부분이다. 가장 안좋은 사례가 난방 안하고 옷방문 꽉 닫아놓고 창문 살짝 열어 놓는 경우이다. 겨울철에 결로는 안생길지 모르지만 봄이되면 곰팡이는 반드시 피어난다. 옷방도 다른 방과 똑같이 겨울철에 환기시키고 관리해야만 한다. 그러지 않고 방치해 놓았다면 곰팡이 발생 책임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집도 제대로 환기를 안했다면 더 문제이고..
세번째는 옷방이 북쪽에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 북쪽은 햇볕이 들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이나 난방과 환기가 중요하다. 그런데, 난방도 환기도 소홀했다면 곰팡이는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마지막으로 옷방에 너무 많은 옷들을 숨쉴 공간도 없이 쌓아 놓지 않았는가 하는 것이다. 이 경우엔 난방을 해도 곰팡이가 생기기 쉽다. 옷은 단열재이다. 옷으로 벽을 다 막아버리면그 벽은 열을 전달받지 못해서 차가워진다. 찬 곳엔 습기가 축적되고 축적된 습기는 곰팡이 발생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환기의 기본은 '집 전체를 빠짐없이" 이다.)
주택 검사를 통해서 옷방의 온습도를 하나하나 체크해 보지 않더라도 만일 자신의 행동이 위의 항목들에 해당되는 것들이 많다면 옷방에 생긴 곰팡이 문제에서 완전하게 자유로울수는 없다. 전투를 시작하기엔 약점들이 많은 것이다. 물론 저런 경우들이라고 해도 다 사는 사람의 책임만은 아니다. 집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도 당연히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취약점이 있으면 문제 제기를 하는 힘도 좀 떨어진다. 좀 더 관리를 잘 한 경우라면 집의 단열 문제를 더 강하게 이의제기 할 수가 있을 것이고, 상대방과의 접점찾기도 좀 더 쉬을 것 같다는 이야기이다.
분쟁이 시작되면 감정이 앞서게 되고 감정이 앞서다보면 이성적이지 않는 일들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피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일부러 곰팡이를 청소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는 일 같은 황당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원래 목적을 잊어버린 것이다. 목적이 곰팡이 제거라면 먼저 점검하고 청소하고 관리하고 그 다음에 항의하는 순서가 맞을 것이다.
처음 언급한 손자병법의 유명한 귀절보다 사실은 그 앞쪽의 말이 더 의미심장하다.
"백전백승은 최선이 아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