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대한 생각

흙집, 우리보단 독일이 더 발달을 했는데 그들이 흙집을 짓는 이유는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5. 9. 10:21

가끔 집 짓고 싶다는 분들 중에 보면

흙집은 마치 우리나라만의 전통적인 고유한 집인양 또는 흙집을 짓고 산 조상들의 위대한 지혜 같은 좀 과장된 엉뚱한 생각들을 가지신 분들을 만나게 된다. 그건 뭐 그분들 잘못이라기 보다는 한옥이나 흙집 짓는 분들이 좀 엉뚱하게 흙의 효능을 얘기하다 보니 생긴 현상들이 아닐까 싶다. 과장광고가 가장 만연한 분야가 건강과 관련되는 쪽이다. 사람들 관심이 많다보니 엉뚱한 일들도 심심치 않게 생겨난다.

 

뭐든 토종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겐 좀 아쉬운 일이겠지만

내가 보기엔 흙집에 대한 연구가 가장 발달한 나라는 독일이다. 유럽쪽이 생태건축에 대한 연구가 발달되었는데 그중 흙집에 대해선 독일쪽이 가장 발달된 것으로 보인다. 워낙에 예전부터 통나무와 흙을 사용한 건축양식이 발달되어 온 것에서도 그 이유를 찾아 볼 수가 있다. 독일하면 떠오르는 아래 사진과 같은 모양의 집들에서 하얀색 겉면의 뒤쪽은 흙벽이다. 우리나라 한옥집 벽체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독일전통주택 사진

 

근래에 들어선 흙집 스타일중에서 판축식 집에 대한 연구가 좀더 많아진 것 같다. 아무래도 판축식 집은 위의 전통방식보다는 훨씬 더 모던한 스타일을 구현해 낼 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이 된다. 독일에 판축식으로 지어진 흙 건물이다. 벽체 부분 부분 떨어져 나간 표면 아래로 흙들이 그대로 드러나 보인다. 이런 건물 사진들을 보면 독일이 우리보단 더 흙건축이 발달했다고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판축식으로 지은 독일의 흙건축물

흙집을 짓는 이유에 대해서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와 독일의 생각의 차이가 보인다. 우리나란 흙집, 황토집 하면 무조건 최우선적으로 들고 나오는 것이 원적외선이다. 사실은 좀 웃긴 얘긴데 원적외선은 물체를 가열하면 대부분이 다 나오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건 그냥 물체들이 가진 열의 특성인데 마치 황토만 그런양 하는 것은 뭐랄까 너무 한쪽에만 치우친 좀 빈약한 얘기로 들린다. 사람들의 뜨끈한 황토 구들장에 대한 향수가 만들어낸 현상이기도 하고, 또 흙집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보니 할 말이 그것 밖엔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게 그렇게 좋은 것이라면 독일 사람들도 그런 말을 했을텐데 눈 씻고 찾아봐도 그런 얘긴 없다.

 

독일 사람들이 흙집에 대해서 꼽는 장점, 특히 건강과 관련되어 제시하는 장점은  우리완 달리 원적외선 얘긴 없고, 오로지 실내 공기의 질을 이야기 한다. 더 과학적이라 설득력 있다. 흙집은 두가지 점에서 실내공기의 질을 좋게 만든다. 하나는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입증은 안됐지만 그럴 것이라고 추측이 되는 것이다. 솔직한 사람들이다. 명확히 구분을 한다.

 

입증된 부분은 흙이 가지는 실내 습도의 조절성이다.

흙은 습기를 머금고 내뱉는 기능이 다른 재료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에 실내 습도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준다는 것이다. 실내 공기가 40%이하로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 사람들의 코, 입, 기도속의 점막에 수분이 부족해져 바이러스 등이 폐로 유입되기 쉬운 상태가 된다. 그 결과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쉽다는 것이다. 반대로 습도가 70%이상을 유지하게 되면 곰팡이가 생기기 쉽기 때문에 곰팡이 포자에 의한 질병이 유발된다. 그래서 실내공기는 40~60% 사이에서 유지가 되는 것이 좋다. 그런 습도조절에 흙이 크게 기여를 한다는 얘기이다.

 

과학적으로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가능성이 있는 얘기란

흙벽이 실내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이 있다는 부분이다. 흙벽에 붙은 오염물질을 습기가 녹여서 흙속의 미네랄들이 분해를 한다는 얘기이다. 한 예로 인산염을 흙을 통해서 분해하는 작용에 대해서 설명도 있다.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말이다.

 

생각의 차이가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는 얘기가 있다. 흙집에 대해서도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접근을 했는가 하는 부분이 독일과 우리나라에서 지금 지어지는 흙집의 수준을 결정한 것이 아닐까 한다. 20년전 30년전이나 전혀 다를 것이 없는 흙집 건축이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생각의 잣대가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