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집에 누수가 생겨 집 천정에서 물이 떨어져요.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제 오후에 걸려온 전화내용이다.

윗집에서 누수가 생겨서 아랫집 천장 몰딩 사이로 물방울들이 떨어진다는 내용이다. 누수 탐지를 해서 윗집 안방 난방배관에서 새는 것이 확인이 되었고 수리가 들어간다고 한다. 원인이 확인 되었고 물이 더 이상 새어 나오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다.

 

다음에 할 일은 누수 피해를 입은 아랫집을 어떻게 수리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누수와 관련된 2차 피해와 추가 분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분이 아랫 집의 누수피해 공사범위를 제대로 못잡는 일에서 발생을 한다. 그저 단순하게 도배 정도 다시 해주는 것으로 끝을 내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눈으로 그 피해정도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분쟁의 씨앗이 뿌려졌다.

 

하지만 누수 피해는 그저 눈으로 보이는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위의 집 처럼 천정 몰딩 사이로 물방울들이 떨어질 정도의 누수가 생겼다면 이미 그 주변부 천정과 벽체쪽은 상당히 많이 젖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눈으론 안보여도 열화상 검사로는 보인다.

 

(누수 피해를 입은 집 사진이다. 왼쪽 사진과 오른쪽 사진이 모두 같은 부위이다.)

 

진단이 정확해야 그에 따라 치료도 제대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병원에 갈때마다 피검사에 엑스레이에 CT까지 매번 찍어대는 것은 의사들이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서이다. 이젠 청진기에 의존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 버렸다.

 

누수 발생이후 이루어져야만 할 후속조치들도 마찬가지이다. 제대로 진단하고 제대로 복구 조치가 취해져야만 한다. 만일 저런 상태에서 그저 도배 정도 새로 해주고 마는 것으로 끝이 난다면 이후에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는 곰팡이 발생이다. 누수로 인해 젖었던 천정과 벽 뒤쪽에서 곰팡이들이 생겨나고 그것들이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는 일이 생겨난다. 가족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가 있다. 또 그것이 표면으로 올라오기 까지는 한두달이라는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그때에 다시 윗집에 보수공사를 요청해야만 하는 일이 생겨난다.

 

사람의 마음은 갈대이다.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서 맘이 변한다. 윗집 사람은 누수가 생겼을때엔 뭐라도 해줘야 한다고 생각을 하지만 한참 뒤에 다시 누수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또 보수를 요구하면 그땐 딴 생각이 든다. 혹시 다른 원인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그때 많이 사용되는 이의제기가 누수 때문이 아니라 결로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주장을 하는 것이다. 아랫집은 억울하지만 결로 때문이 아니란 것을 증명해야만 한다. 이미 누수라는 명확한 원인을 증명하는 증거가 흐릿해져 버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누수관련 분쟁의 많은 것들이 처음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이런 이차적인 피해에 대한 책임 소재 때문에 발생을 한다. 그러니 처음부터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해야만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처음에 제대로 누수로 인한 피해범위를 확인하고 공사범위와 방법을 확정하고 그에 따라 조치를 취하는 것이 누수로 인한 이차적인 피해와 분쟁을 방지하는 길이다. 눈으로만 봐선 피해정도를 알수가 없다. 중요한 건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 모든 조치들을 확실하게 하는 것이 원인제공자인 윗집이나 피해자인 아랫집이나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다. 괜히 두번 일 하면서 공사비를 늘릴 일도 없고 분쟁하느라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랫 집은 건강 문제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누수문제에 대해 주택 검사를 받는 것이다. 검사후 어떤 식으로 후속조치들이 취해져야만 할지에 대한 조언을 듣고 그에 따라서 공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필요하게 쓸데없는 일하며 시간과 돈 낭비할 가능성을 줄여준다. 당연히 검사비는 더 들지만 따져보면 그게 더 경제적이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주택검사가 일반화된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서 귀찮게 서로 분쟁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기본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