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후회, 오래된 집 사서 고치려고 했는데 먼저 주택검사를 받았다면
참 난감하다.
아파트 생활을 하던 젊은 부부가 층간 소음 등에 시달리다가 아이들과 함께 뛰놀 꿈에 부풀어서 오래된 집을 하나 샀다. 의례 오래된 집들이 있는 마을들이 산자락 언덕 위 위치 좋은 곳에 먼저 자리를 잡았듯이 그 집도 주변을 둘러보니 위치가 좋다. 나트막한 야산 자락인지라 습기도 없고 조용하고 아이들 학교도 가깝고 쇼핑센터도 그리 멀지 않고... 아마도 그런 것들이 모두 마음에 들었으리라.
워낙 낡은 집이라서 모든 것을 다 뜯어내고 교체하고 하는 수준의 대수선 공사를 할 계획도 세웠다. 돈도 많이 들어갈 것을 이미 어느정도까지는 예상하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좀 찜찜한 부분이 있었다. 집안쪽 벽체들을 철거하고 터야 하는데 안전할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주택 검사의뢰를 한 것이고, 검사 결과 문제가 발견이 되었다. 다른 문제가 그것도 쉽지 않은 문제가 말이다.
집을 볼 때부터 좀 이상하다는 느낌은 받았다고...
아예 눈치조차 채지 못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뭔가 좀 이상하다는 본능적인 느낌은 있었다고 한다. 사람의 감각이란 것이 원래 대단한다. 그런데, 집을 구경하면서 이걸 앞으로 어떻게 꾸며야 할까 돈은 얼마나 들까 하는 생각에 빠지다 보니 그 본능적인 느낌 자체가 다른 생각에 눌려 버린 것이다. 뇌는 감각에서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눌러 버릴 수가 있다.
이젠 어떻게 해결을 해야만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되어 버렸다. 손실을 감수하고 집을 다시 팔 것인지, 철거하고 다시 지을 것인지... 아마도 전혀 생각을 하지 않았던 선택, 더 많은 돈이 들어가야만 하는 선택을 다시 해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난감해하는 표정이 떠오른다. 자신의 눈으로봐도 문제가 눈으로 확 들어오면서 아차 싶은 생각이 그때서야 들은 것이다.
그때 한 얘기가 '집 사기 전에 주택 검사를 받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텐데' 하는 말이다.
지은 지 오래된 집들은 손대기가 쉬운 대상이 아니다.
건축하는 사람들이 집을 고치느니 차라리 부수고 새로 짓는 것을 택하는 것엔 다 이유가 있다. 그런 상황이니 건축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구옥을 사서 고치거나 리모델링하고자 한다면 전문가의 조언이나 주택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옛날 생활방식에 맞게 지어놓은 집을 요즘 생활방식에 맞게 뜯어 고친다는 것은 보통 큰일이 아니다. 거의 신축 수준의 공사가 필요하다. 그래서 법적으로도 "대"수선이라고 부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