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이 아닌 벽은 지붕이다. 주택 외벽 물처리의 기본 원칙
얼마 전에 네모 네모난 모양의 모던 스타일이라고 불리는 집의 디자인적인 문제와 재료 선택에 대한 문제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린다 브록의 "Designing the exterior wall"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건축사가 이런 기본적인 책도 안 읽어 본 모양이라는 책망과 함께 말이다.
나도 안 읽어본 책인지라 괜히 찔려서 찾아서 읽어보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빌딩사이언스 과학자들이나 홈인스펙터들이 쓴 책들을 중심으로 읽었었는데 요건 또 건축가가 쓴 책이라 조금 다른 맛이 있는 것 같다. 빌딩사이언스적인 요소는 간략하게 정리가 되어 있고 그것에 따라서 건축재료와 공법들이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를 설명하는 내용들이다.
이 책에 나오는 글귀중 하나가 다른 글에도 대표적인 조언이라는 식으로 나온 것이 있어서 소개를 한다. 바로 "수직이 아닌 벽은 지붕이다."는 말이다. 무슨 얘기인가 하면 수직으로 내려오는 벽체가 아닌 경사가 진 벽체는 벽체가 아니라 지붕으로
생각하고 시공을 해야만 문제가 없다는 얘기이다.
예를 들면 아래 사진을 보자.
이 멋진 고급주택을 지은 설계사는 소소한 부분까지도 디자인에 매우 신경을 썼다. 유리창 하단 부위의 벽체를 살짝 들어올려 치마 모양으로 만들어 포인트를 준 것이다. 아마도 그 옆쪽으로 설치되는 철제 데크와 좀 더 잘 어울리도록 벽체를 디자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헌데, 그 살짝 들어올린 모양 때문에 저 부분과 그 주변은 빗물에 의해서 심하게 오염이 되었다. 저런 문제 때문에 린다 브록은 수직의 벽에 수직이 아닌 부분을 만들려면 그 부분은 벽체가 아니라 지붕처럼 여기고 마감처리를 해야만 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다.
좋은 디자인은 멋진 디자인과는 좀 다른 면이 있는 것 같다. 멋과 함께 소소한 부분까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빌딩사이언스적인 원칙들이 적용된 디자인이라야 좋은 디자인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건축설계 하는 분들이나 집 짓는 분들 모두 한 번은 읽어야만 할 책이다.
실제 주택검사를 나갔다 만나 사례
한 주택의 창문 부분의 외벽이 경사진 상태였는데 다른 외벽과 똑같이 시공을 해서 누수 문제가 발생을 한 현장이다. 나무 루바와 실리콘으로 누수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니... 이곳도 제대로 지붕처럼 방수공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