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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아파트 지하주차장 결로현상, 하자는 아니고 귀찮은 자연현상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 2022. 4. 24. 15:19

장마철마다 지하 주차장 결로 문제로 시끄러운데

장마철이 시작되니 아파트 지하 주차장 결로에 대한 사연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특히나 새 아파트 점검 갔던 분들은 지하 주차장의 엄청난 결로에 기겁을 한 사연들도 많다. 어떤 분은 그걸 보고 결로는 겨울철에나 생기지 여름철엔 생기지 않는다고 그건 결로가 아니라 누수라고 방방 뜨는 분들도 있다. 글쎄, 내 생각에 누수 보다는 결로일 가능성이 더 높다. 훨씬 더 높다. 요 며칠 장마비에 습도가 높아지다 보니 곳곳에 결로가 생겨나는 것을 보고있기 때문이다.

 

지하주차장 표면에 생긴 결로현상 사진

 

먼저 결로가 생기는 과정을 정리 하자면 

결로는 겨울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여름철에도 생긴다. 아니 계절을 가리지 않고 습도와 온도 조건만 맞으면 생겨난다. 결로가 생기는 조건은 아래 사이크로메트릭챠트(습공기선도)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아래쪽 온도와 위쪽의 상대습로를 찾아서 왼쪽으로 쭉 보내면 상대습도 100%와 만나는 지점이 결로가 생기는 이슬점이다. 보면 알겠지만 실내 온도가 여름철 기온이 30대 초반대가 넘어가도 습도가 높으면 조금만 차가운 표면이 있으면 결로가 생겨난다.

 

 

 

여기서 생각을 좀 해보자. 땅속의 온도는 당연히 지상보다는 더 시원하다. 얼마나 파고 들어갔는지에 따라 좀 다르지만 기상청에서 나온 다음 자료를 보면 북쪽인 서울은 더 시원하고 부산은 좀 덜 시원하다. 평균 14~16도 정도이다. 아래 그림은 땅속 1미터의 온도이다. 아파트 주차장은 땅속 10미터도 넘게 들어가 있으니 온도가 더 낮을 것이다.

 

서울 부산의 땅속 1미터 평균온도 그래

 

 

땅속 온도가 낮으니 지하 주차장의 벽면 온도는 당연히 지상 온도보다는 낮다. 위의 습공기선도를 보면 알겠지만 주차장 벽면 온도가 낮을때는 훨씬 더 적은 습기만 있어도 결로가 생겨난다. 바깥은 장마비가 주룩주룩 내리지만 온도는 높다. 그 높은 온도의 공기는 많은 습기를 가지고 있다. 그 공기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와서 차가운 벽면과 만나면 당연히 결로가 생겨난다. 게다가, 새로 만든 아파트 같은 경우는 비가 안와도 지하 주차장 만드는 콘트리트에 포함된 수분 때문에 습도 자체가 한 2~3년은 높다. 장마철이 아니래도 결로가 생겨나는 경우도 많다.

 

주차장 천정에 생긴 결로수 사진

 

환기 시킨다고 외부 공기를 지하로 집어 넣으면...

이런 상황에서 결로를 방지를 한다고 습기가 많은 외부 공기를 지하 주차장으로 불어 넣으면 결로 방지가 아니라 결로가 엄청나게 더 많이 생기도록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큰 제습기를 설치를 해서 돌려 봤자 효과도 미지수이다.

왜냐면 주차장 입구가 다 열려 있는 상황에서 주차장 내부만 건조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주차장 문을 걸어 잠그지 않는한 제습기도 전기만 엄청 소모시킬 뿐이다. 그래도 제습기를 돌리고 있는 지하주차장들은 그냥 큰 효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주민들의 성화에 뭔가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용에 불과하다. 지하 엘레베이터실은 작은 공간이기 때문에 제습기를 돌리는 것이 그나마 효과를 볼수 있는 것이다.

 

지하주차장의 결로를 막기 위해선 주차장 바닥과 벽체의 표면온도를 거의 실외 수준으로 만들어야만 하는데 그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지하주차장의 결로를 없애준다는 업체들이 있긴 하던데 그들의 작업이 효과를 보려면 주차장을 폐쇄하고 건조시키는 작업을 해야만 할 것이다. 그 얘긴 효과라는 것이 한시적인 것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된다는 것이다.

 

그냥 내 생각엔

지하 주차장에 결로 생기면 그냥 열심히 청소나 반복해서 지저분하지 않게 하고 벽에 곰팡이 같은 것들 생기면 닦아내면서 장마철 지나가길 바랄 수 밖에 없지 않나 싶다. 새 아파트는 한 2~3년 지나가면 장마철 외엔 결로가 없어진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사실 지하 주차장에 결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주차장 벽을 이중벽으로 하고 단열재를 설치하고, 바닥에도 단열을 해서 지열을 차단하고 하는 식의 공사 방법들이 있다는 것으로 알고는 있는데 그렇다고 완벽하다고 장담할 수도 없고, 건축비와 관련된 부분이고, 게다가 이미 공사가 다 끝난 상태에서 결로가 생긴 곳을 그런 식으로 다 뜯어서 다시 재 공사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세월이 약이란 얘기를 하는 것이다. 주민들 막 열내기 시작할 쯤이면 장마철도 지나가는 것 같던데... ^^

 

제프 주택하자문제전문가